다 쓴 전자기기를 재활용해 다시 전자기기로 만들 수 있는 전자소자가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심교승 교수팀은 재활용 가능한 유기물 기반의 전자소자와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전자소자들은 제작부터 재활용까지 모두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공정으로 이뤄졌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통상 전자기기는 LCD 기판에 쓰이는 유리나 전극으로 이용되는 금속같은 무기물 소재만 재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유기 전자소재를 활용한 웨어러블 전자기기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유기 전자폐기물도 덩달아 증가해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재활용 가능한 유기물 기반 전자소자 개발에 나섰다. 유기물 기반 전자소자로 제작된 웨어러블 기기는 수명이 다했을 때 소재를 다시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교승 교수는 "무기물이 아닌 재활용이 가능한 유기물기반 전자재료만 선별해 유연성 있는 웨어러블 전자기기를 만들었다"며 "인체에 무해한 용매로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공정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드랍캐스팅(drop casting)을 활용해 물질 낭비를 최소화하고 다양한 수동소자와 능동소자를 제작했다. 드랍캐스팅은 용액을 기판 위에 떨어트린 다음 열처리를 통해 막을 형성하는 방법이다. 그 결과, 유기 전도체는 5번 이상 재활용이 가능했으며, 유기 절연겔은 30번 이상, 유기 반도체는 1번 정도 재활용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전자소자들간에 '폐쇄-루프 재활용' 방식도 선보였다. 패쇄-루프 재활용은 제작된 전자기기가 수명이 다하면 그 소재를 재활용해 다른 전자기기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소재의 선택적 용해를 기반한 재활용 방법을 이용해 물질적 손실없이 본래의 소자 특성을 완벽하게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심교승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간과했던 유기 전자재료를 활용한 전자산업 발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의 해결방안을 최초로 제시했다"며 "이번 성과는 지속가능한 미래형 전자기기 산업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선도적 결과이자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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