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닥칠 것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알린 미국의 과학자가 현재 지구온난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제임스 핸슨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옥스퍼드 오픈 기후변화' 학술지를 통해 "지구 온도가 7년 내에 한계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핸슨 교수는 1988년 미 연방 상원에 출석해 온실효과와 이로 인한 지구온난화에 대해 증언하며 처음으로 기후위기를 세간에 알린 바 있다.
핸슨 교수 연구팀은 극지방 빙핵과 나이테, 기후모델, 관측자료, 지질시대 자료 등을 종합한 결과 지구가 예상보다 기후변화에 훨씬 더 민감해졌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논문을 통해 "현재 기후 비상사태 초기단계"라며 폭염이 예측했던 것 이상으로 지구 온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구 온도가 2020년대에 산업화 이전보다 1.5℃ 넘게 높아지고, 2050년 전에 2℃ 이상까지 오른다는 것이다.
지구온도가 1.5℃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연구는 최근들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핸슨 교수는 10년 전 지구의 에너지 불균형에 따른 지구온난화도 경고했으며, 이번 논문에서 그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우주로 방출되는 에너지보다 태양광을 통해 지구에 들어오는 에너지가 더 많으며,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이 하루에 40만개 터지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에너지는 대부분 바다로 고스란히 흡수된다.
이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해 해수면이 상승하고 주요 해류가 사라지는 등 재앙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으로 분석됐다.
핸슨 교수는 해수면 상승을 막는 역할을 하는 남극 대륙의 빙하, 특히 스웨이츠 빙하가 녹는 것 또한 우려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정도의 크기인 스웨이츠 빙하는 모두 녹을 경우 지구에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지구 종말의 날 빙하'로 불린다.
핸슨 교수는 "해수면을 현재 수준에 가깝게 유지하려면 지구를 실제로 식혀야 한다"며 '태양지구공학'을 제안했다. 태양지구공학은 지구 밖으로 태양광을 인위적으로 반사하거나 보다 많은 열이 우주로 빠져나가도록 하는 기술이다. 에어로졸(연무제)을 대기에 주입하거나 소금 입자를 구름에 뿌리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다만 태양지구공학의 경우 회의적인 시각도 다수 있다. 강우와 우기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 기술을 사용하다 갑자기 멈췄을 때 억눌린 온난화가 진행되는 등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다.
미 펜실베니아대학 기상학자 마이클 만은 이번 논문을 두고 "주류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며 지구 표면과 바다가 따뜻해지고 있지만 관련 데이터는 온난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구 온도 상승 폭) 1.5℃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지 여부는 기후물리학이 아니라 정책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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