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113년전 '경술국치의 날'인 8월 29일을 맞아 일본 가미카제 관련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을 지적하고 나섰다. 가미카제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폭탄이 실린 전투기를 몰고 미군 전함 등에 충돌한 일제의 자폭 특공대를 말한다.
이날 서 교수는 '경술국치'를 맞아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 2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미카제 코스프레 소품과 액세서리, 모자, 신발, 스티커 등 다양한 상품들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술국치는 1910년(경술년) 8월 29일 '한일합병조약'이 공포된 날로, 대한제국이 국권을 상실해 일제 식민지로 전락한 치욕스러운 날이다.
서 교수는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아무리 '해외직구'에 관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검증없이 가미카제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며 "이러한 상황들은 일본의 가미카제 사용에 대한 정당성에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기에 우리 스스로가 먼저 조심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몇 년동안 서 교수는 '욱일기' 관련상품을 판매하는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항의한 바 있다. 이에 앞으로 가미카제와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을 대상으로 항의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라고 그는 밝혔다.
그동안 서 교수는 세계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메신저인 텔레그램에서 사용된 가미카제 이모티콘의 이름을 바꾸는 등 성과를 냈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는 일본 서포터즈가 가미카제 티셔츠를 들고 응원하는 장면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고발하기도 했다.
한편 경술국치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백신종 한민족역사현창회장은 기고문을 통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면서 아픈 역사는 묻혀지고 있다"며 "임시정부 시절에도 개천절, 3·1절과 함께 국치일을 3대 기념일로 기려왔으나 지금은 완전히 잊혀진 날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 왜곡을 일삼는 일본 정부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길 간곡히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주장은 30년 전부터 이어져 왔고, 실제로 최근 대다수 지자체는 조례를 개정해 경술국치일에 조기를 게양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나 국회는 경술국치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데 소극적인 모습만 보이고 있다. 경술국치로부터 11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8월 달력에는 경술국치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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