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되고 떨어지고 뽑히고...태풍 '카눈'에 남부지역 피해 속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8-10 12:03:36
  • -
  • +
  • 인쇄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10일 오전 전남 여수시 미평동 주택가에서 창틀이 추락해 인근 세대 지붕에 걸려 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사진=연합뉴스/전남소방본부)


10일 오전 9시 20분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한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현재 남해안 일대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태풍 카눈이 통영과 거제 사이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눈의 상륙 직후 예상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75hPa(헥토파스칼), 32㎧(시속 115㎞)로 여전히 강한 상태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전국적으로 상습침수와 산사태 우려지역에 거주하는 1만373명이 넘는 사람들을 사전대피시켰다고 10일 밝혔다. 

제주도는 지난 9일부터 현재까지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막혀있고, 육지에서는 KTX와 SRT 등 고속열차 161회, 일반열차 247회의 운행이 중지됐다. 부산도시철도 1∼4호선 지상구간과 부산김해경전철 열차 운행은 이날 첫차부터 중지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속하는 남해안 지역(목포·여수엑스포·광주송정·진주·마산·포항·구포 경유 등) 노선과 태백선·경북선 일반열차, 고속구간 연쇄 지연 예방을 위한 일부 고속열차(일반철도 구간 경유 포함), 동해선(부전∼태화강) 광역전철 열차를 운행하지 않기로 했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든 남부지역은 전날부터 300㎜ 안팎의 비가 퍼부으면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은 전날 0시부터 9일 오전 10시까지 200mm 이상의 비가 내렸다. 가만히 서 있기가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도 불고 있다. 피해신고도 10일에만 100건이 넘었다. 중구 한 도로에서는 성인 남성 허리 굵기의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는 등 해안도로 침수, 가로수와 중앙분리대 파손 등 피해가 속출했다.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10시30분 기준 강서구의 순간 최대풍속 초속 34m, 남구는 초속 34.2m, 사하구 초속 30.5m에 이른다. 이 정도의 풍속은 낡은 간판이 떨어지고 가로수가 뽑힐 수 있는 위력이다.

경남소방본부에는 총 138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이날 오전 6시 19분께 거제시 능포동 한 아파트에는 벽돌이 떨어져 주차돼 있던 차량 다수가 파손됐고, 오전 9시께 창원시 국도 5호선 쌀재터널에서 내서읍 방향 3㎞ 지점에 산사태가 발생해 양방향 차량 통행이 모두 통제됐다.

구미에서는 오전 6시께 선산읍 독동리에서는 400년 된 천연기념물 반송(천연기념물 357호) 일부가 쓰러졌다.

광주에서는 급경사지 붕괴 및 침수 등의 우려로 14세대 23명, 전남에서 707세대 943명이 대피했으며 서구 금호동의 3198세대가 오전 4시 19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정전을 겪었다. 그밖에 지붕 파손, 창문 추락, 맨홀 열림, 나무 쓰러짐 등으로 인한 안전조치는 광주에서 9건, 전남에서 29건 이뤄졌다.


항공기는 광주공항 14편, 무안·여수공항 총 14편이 결항했다. 전남 도내 여객선은 53개 항로 83척 전체가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열차 운행도 목포 광주 여수 등에서 총 30편이 미운행 또는 회차했다.

울산에서는 이날 오전 9시31분께는 중구 한 아파트 앞 태화강에 "사람이 떠내려가고 있는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중구 남외동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차량을 덮쳤다는 신고가 들어왔으며 남구 삼산동에선 모델하우스 건물 외벽이 날아갔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또 동구 방어진순환로에서는 새벽 야산에서 굴러내려 온 바위가 도로를 막아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충북에서는 침수 우려가 높은 지하차도 통제를 강화했다. 이날 오전 9시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묵방리 묵방지하차도와 오창읍 오창과학단지지하차도가 통제됐으며 오전 9시 30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봉산리 오송지하차도도 통제됐다. 음성군에선 원남면 마송리 마송지하차도의 통행이 오전 10시부터 금지됐다.

카눈은 10일 밤까지 약 15시간에 걸쳐 한반도를 북진해 수직관통할 것으로 예보됐다. 정오에 대구를 거쳐 오후 9시께 서울을 지난다는 전망이다. 태풍 이동속도는 시속 22㎞로 평균 속도보다 느리다. 이 또한 점차 느려져 자정에는 시속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비는 이날 저녁부터 조금씩 그칠 전망이다. 제주와 남부지방은 밤부터 비가 차츰 멎고 충청은 11일 새벽까지, 수도권과 강원에서는 11일 오후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북서부는 12일 새벽까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카눈 북상에 대비해 학사 운영 일정을 조정한 전국의 유치원, 초·중·고교가 총 1579개교로 집계됐다. 원격수업을 하는 학교가 877개교, 개학 연기를 포함해 휴업한 학교는 475개교, 단축수업 142개교, 등교 시간 조정은 85개교로 집계됐다.

중대본은 이날 안전안내문자에서 되도록 실내에 머물고 하천, 해안가, 계곡, 급경사지에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침수·산사태 위험지역에서는 대피 명령 시 즉시 대피하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배출권 구매하고 온실가스 감축?...소송 당하는 기업들 급증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온실가스를 상쇄했다고 주장한 기업들이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기후소송이 그만큼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런던정경대(LSE

엔씨, 탄소배출량 절반으로 감축…'ESG 플레이북 2024' 발간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전년 대비 50% 수준으로 감축했다.엔씨소프트가 지난해 ESG 경영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ESG 플레이북(PLAY

우리금융, 다문화 장학생 1000명 대상 18.9억 장학금 지원

우리금융이 올해 다문화 장학생 1000명을 선발하고, 18억9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고 26일 밝혔다. 우리금융은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의 '다문화 장학사

계면활성제 대체제 나오나...LG전자 '유리파우더' 실증 나선다

LG전자가 세탁세제 원료인 계면활성제를 대체할 수 있는 기능성 신소재 유리파우더 '미네랄 워시(Mineral Wash)'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증에 나선다.LG

카카오, ESG 보고서 '2024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 발간

카카오가 2024년 한해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주요 활동과 성과를 담은 ESG 보고서 '2024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을 25일 발간했다.카카오는 2024년 AI

4대 금융 ESG평가 '최우수'...LG·현대차·KT·SKT 한단계 하락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4개 금융지주사가 ESG경영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LG, 현대자동차, KT, SK텔레콤은 모두 한계단 하락했다.

기후/환경

+

챗GPT로 학교숙제?..."원자력으로 계산기만 쓰는 격"

인공지능(AI)의 탄소배출량이 모델 및 질문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문 수준에 따라 최대 6배, AI 모델 수준에 따라서는 최대 50배까지도

배출권 구매하고 온실가스 감축?...소송 당하는 기업들 급증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온실가스를 상쇄했다고 주장한 기업들이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기후소송이 그만큼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런던정경대(LSE

"대구가 작아졌다"…1990년대 이후 몸집 절반 줄어든 이유

1990년대 이후 대구의 몸길이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이유가 인간의 포획활동을 회피하기 위한 유전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인간이 몸집이 큰

열돔에 갇힌 美 대기오염도 악화...뉴욕 3일째 '오존 경보'

미국 중부와 동부를 뒤덮은 열돔 현상이 폭염뿐 아니라 대기질까지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뉴욕과 롱아일랜드 지역은 지상오존 농도

보조배터리부터 전자담배까지...'패스트테크' 전자폐기물 주범

패스트푸드, 패스트패션에 이어 일명 '패스트테크'로 알려진 저가의 소형 전자제품들이 전세계 전자폐기물 문제의 주범이 되고 있다.패스트테크는 휴

졸업식 도중 150명 '열사병'…美 1.6억명 열돔에 갇혀있다

미국 동부에 위치한 뉴저지주의 한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학생 150여명이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현재 미국은 열돔 현상으로 1억6000만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