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지는 지구...전염병 확산 부채질한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9 12:00:51
  • -
  • +
  • 인쇄
기온상승에 서식지 이동하는 동물들
불규칙한 극한기후 병원균 확산시켜

기후변화와 산림벌채 등으로 동물과 인간의 서식지가 계속 겹치면서 동물성 병원균으로 인한 전염병 위협이 앞으로 더 많아질 전망이다. 진드기와 모기, 박테리아, 조류, 곰팡이 병원성 매개체가 기후조건에 적응하기 위해 서식지를 옮기거나 확장하고 있어, 질병도 변화하는 지구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몇 가지 주요 방식으로 질병 확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동물들이 서식지의 기온 상승을 피하기 위해 더 높고 서늘한 지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질병을 옮기고 있다. 이는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새로 유입된 동물과 기존 동물종간의 바이러스 전염 위험을 높이고 있다.

기후변화로 매년 2000만명의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이나 산림벌채 혹은 기후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주거지를 옮기거나 식량이나 의료 등 자원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곳으로 이주하면서 더 다양한 질병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CDC는 "조류독감의 경우 새들이 고온과 해수면 상승을 피하기 위해 계속 이동하면서 더 쉽게 확산되고 있다"며 "결국 이는 인간에게 더 쉽게 전염되게 만든다"고 했다. 

국제보호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의 의사 닐 보라(Neil Vora)는 "이것은 단지 미래의 일이 아니다"며 "기후변화는 현재 진행형으로 지금 당장 사람들이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학자들은 "겨울이 따뜻해지고 가을과 봄이 온화해지면 진드기, 모기, 벼룩 등 병원균을 옮기는 매개체가 1년 중 더 오랜기간 활동할 수 있다"며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는 지난 10년간 라임병을 옮기는 검은다리 진드기가 급증했는데, 따뜻한 겨울이 이런 추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가뭄과 홍수 등 불규칙한 극한기후도 수인성 질병이 퍼지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CDC는 "수인성 박테리아인 콜레라는 남아시아 국가에서 홍수로 인해 식수가 오염되는 몬순기 번성하며, 특히 위생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했다.

미국 서부의 토양에서 자라는 진균성 병원균인 밸리열은 가뭄기에 포자가 되지만 비가 오면 번성한다. 이에 대해 CDC는 "불규칙한 기후로 공기중으로 쉽게 흩어져 사람의 호흡기로 침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후위기는 공공보건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CDC의 또다른 통계에 따르면 2004년~2016년까지 미국에서 모기와 진드기, 벼룩과 관련된 질병 사례가 3배로 증가했다. 또 미국 하와이대학교(University of Hawaiʻi) 연구논문에 따르면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모든 병원체의 절반 이상이 기후변화로 인해 악화될 수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부터 2050년까지 말라리아, 물부족 등 기후와 관련된 공공보건 위협으로 인해 매년 25만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조지타운대학교(Georgetown University) 생물학자 콜린 칼슨(Colin Carlson) 박사는 "기후변화는 질병 위험을 변화시키고 있을뿐만 아니라 이러한 질병의 위험은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지구온난화가 질병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한 방식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전염병과 팬데믹 위협에 대비해 각국 정부와 의사 등이 국경을 넘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기업 취업시장 '활짝'…하반기 2만5000명 채용한다

삼성과 현대차 그리고 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 대규모 신규 채용에 나사면서 침체됐던 취업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19일 재계에 따

[알림]'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씨이텍 등 6개 기업 시상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수상기업으로 선정된 6개사에 대한 시상식이 19

김종대 "기후대응 핵심은 스타트업...생물다양성·순환경제 아울러야"

"기후위기 대응은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이 핵심이며, 향후 기후대응은 자원순환 및 생물다양성과 통합돼 산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

AI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한다...심포지엄 개최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국가독성과학연구소와 19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 호텔에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공동

합쳐야 살아남는다?...대기업 녹색사업 '합종연횡' 봇물

탄소중립 압박과 기후위기 대응 그리고 막대한 투자비용 탓에 개별 기업에서 해결하는 것이 한계가 뚜렷해지자, 대기업들이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19

현대차, 올해 청년 7200명 신규 채용...내년엔 1만명 확대 검토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현대차그룹의 청년

기후/환경

+

[알림]'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씨이텍 등 6개 기업 시상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수상기업으로 선정된 6개사에 대한 시상식이 19

김종대 "기후대응 핵심은 스타트업...생물다양성·순환경제 아울러야"

"기후위기 대응은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이 핵심이며, 향후 기후대응은 자원순환 및 생물다양성과 통합돼 산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

[주말날씨] 전국 또 '비소식'…강릉 저수율 27.7%까지 회복

이번 주말 전국 날씨는 대체로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특히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도 비가 내릴 예정이다.19일 오후부터 전국에 내리기 시작

가뭄이거나 폭우거나...온난화로 지구기후 갈수록 '극과극'

전 지구적으로 기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글로벌 수자원 현황 2024' 보고서를 통해 수개월째 비가

"재생에너지 188조 필요한데…정책금융 투자액은 여전히 안갯속"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에 188조원을 투자해야 하지만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금융 대부분은 재생에너지보다 화

지역 1인당 교통 배출량, 서울의 2배…"무상버스가 대안"

비수도권 교통 배출량이 서울의 2배에 달하면서 '무상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녹색전환연구소가 18일 발표한 보고서 '작은 도시의 교통 혁명,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