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61% 스스로 복원 불가능한 상태...EU, 토양관리 법제화 추진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06 17:23:20
  • -
  • +
  • 인쇄
EU 토양훼손 심각...매년 피해액 71조원
탄소격리·식량안보 차원 '감시체계' 구축


유럽연합(EU)이 기후·식량위기 대응을 위해 '토양건강'을 관리감독하는 규제를 추진한다.

5일(현지시간) EU집행위원회는 '토양 감시와 복원력에 관한 지침' 법안을 발의했다. 이는 '2030년 EU 토양전략'의 일환으로 도입되고 있는 패키지 법안의 하나로, 토양에 대기나 수질과 같은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후위기로 식량과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그 기반이 되는 '토양'을 복원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토양은 유용한 탄소흡수원이다. 전세계 농지 절반가량에 화학비료와 제초제 사용량을 줄여 토양 내 미생물 활동을 촉진시키는 방식으로 탄소흡수량을 1%만 늘리더라도 매년 31만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다.

31만기가톤은 유엔환경계획(UNEP)이 전세계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로 제한하기 위해 2030년까지 매년 줄여야 하는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치로 제시한 32만기가톤에 근접한 수치다.

하지만 현재까지 EU 지역의 토양은 최소 61%가 스스로 복원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훼손된 상태다. 이에 따라 식량, 사료, 목재, 탄소흡수, 감염병, 물순환, 가뭄·홍수 취약성 증가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피해가 발생하면서 가장 보수적인 추산으로도 매년 500억유로(약 71조원) 규모의 손실액이 발생하고 있다.

토양 훼손은 EU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가 진행됨에 따라 농작물 피해도 잇따르면서 20년뒤 전세계 식량 생산량은 4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유엔인구기금(UNFPA)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는 그와 반비례해 93억명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EU는 이번 지침 마련을 통해 '토양건강'의 기준을 정의하고, 토양건강 감시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기준이 마련되면 역내 회원국들은 토양 훼손이 의심되는 280만여곳을 공개적으로 열람 가능하도록 지도형태로 등록하고, 인체 유해성을 조사해 대응에 나서야 한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맹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지침'은 권고 수준에 머무는 요구사항에 불과하고, 직접적인 효력을 지니려면 '규정'으로 격상돼야 하기 때문이다.

캐롤라인 헤인젤 유럽환경사무소 정책기획관은 "토양의 기능적인 역할을 충분히 인정하지도 않았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목표나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계획도 없다"며 "기후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토양생태계는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생명줄임에도 이번 법안은 기대에 한참 모자란다"고 비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사고발생한 기업들 ESG 순위도 추락...산재로 감점 2배 증가

자산 2조원 이상의 대기업 가운데 현대홈쇼핑과 현대백화점, 유한양행, 풀무원,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올 하반기 서스틴베스트 ESG 평가에서 상위에 랭크

대주·ESG경영개발원, ESG 컨설팅·공시 '협력'

대주회계법인과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ESRS·ISSB 등 국제공시 표준 기반 통합 컨설팅 서비스 공동개발에 나선다.양사는 14일 ESG 전략·공시&mi

JYP, 美 타임지 '지속가능 성장기업' 세계 1위

JYP엔터테인먼트가 미국 타임지 선정 '세계 최고의 지속가능 성장기업' 세계 1위에 올랐다.JYP는 미국 주간지 타임과 독일 시장분석기업 스태티스타가

우리은행, 1500억 녹색채권 발행…녹색금융 지원 확대

우리은행이 15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하며 친환경 분야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우리은행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

"페트병 모아 사육곰 구한다"...수퍼빈, 곰 구출 프로젝트 동참

AI 기후테크기업 수퍼빈이 이달 1일 녹색연합과 함께 사육곰 구출프로젝트 '곰 이삿짐센터'를 시작하며, 전국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는 자원순환형 기

아름다운가게, 돌봄 공백에 놓은 아동·청소년 돕는다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재단법인 서울시복지재단, 사단법인 피스모모와 함께 13일 협약식을 갖고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연결 및 지원사업-함께

기후/환경

+

중국이 왜 받아?...엉뚱한 나라로 흘러가는 기후재원

부유국 기후자금이 최빈국보다 중소득국에 더 많이 흘러간 것으로 나타났다.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카본브리프가 공동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사고발생한 기업들 ESG 순위도 추락...산재로 감점 2배 증가

자산 2조원 이상의 대기업 가운데 현대홈쇼핑과 현대백화점, 유한양행, 풀무원,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올 하반기 서스틴베스트 ESG 평가에서 상위에 랭크

아열대로 변하는 한반도 바다...아열대 어종 7종 서식 확인

우리나라 연안의 바다 수온이 계속 상승하면서 전에 없었던 아열대 어종들이 줄줄이 발견되고 있다.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우리나라 배타적경제수역

올해 내린 비가 '달랑 1mm'… 테헤란, 100년만의 최악 가뭄

이란의 수도 테헤란이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16(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올들어 테헤란에는 고작 1mm의 비만 내렸다. 이는 100년만의 최

[COP30] "기후정책만으로 부족"...실행 위한 금융시스템 논의

국제사회가 기후위기 대응을 약속이 아닌 실행을 하려면 기후금융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동감하고 있다.15일(현지시간) 브라질 벨

[날씨] 갑자기 찬바람이 '쌩쌩'...내일은 더 추워진다

월요일인 17일 한반도에 들이닥친 추위는 당분간 이어지겠다.이날부터 북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뚝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 주말 예년보다 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