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가뭄 극단 기상현상 대비해야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3년간 이어졌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그 반대 현상인 '엘니뇨'가 도래해 유래없는 기온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2020년 9월 발생해 3년 넘게 지속했던 라니냐 현상이 3년만에 종료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커지고 있고, 이는 지구 곳곳에 폭염과 가뭄, 홍수 등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동태평양 적도지역 바닷물이 평상시보다 낮아지는 라니냐가 끝나고, 이 지역으로 고온의 서태평양 해수가 몰려가는 엘니뇨 남방진동(ENSO) 현상이 뒤따를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WMO는 "현재 태평양 적도지역 바닷물의 수온은 큰 변동이 관측되지 않는 'ENSO 중립' 상태에 있다"고 했다. 'ENSO 중립' 상태가 엘니뇨로 전환될 시점은 올 5∼7월이 60%이고, 6∼8월이 8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엘니뇨가 닥치면 지구의 기온은 역대급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구의 기온상승을 일정부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라니냐 시기가 3년간 이어졌음에도 가뭄과 폭우, 산불 등 기상이변과 자연재해가 발생했고, 온실가스로 인한 기온상승을 막아내지 못했다.
보고서는 "지난 3년동안 라니냐로 인해 지구 기온상승에 일시적인 제동이 걸렸는데도 우리는 기록상 가장 따뜻한 8년을 보냈다"면서 "엘니뇨가 발생하면 온난화는 가속화하고 지구기온은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016년에도 엘니뇨와 온실가스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기록상 지구가 가장 더웠던 해였다. 그런데 올해 다시 엘니뇨가 도래하기 때문에 2016년 당시와 비슷하거나 더 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WMO의 분석이다.
통상 엘니뇨가 지구 기온에 미치는 영향은 발생 이듬해에 뚜렷하게 나타나는 만큼 내년에 지구 기온이 절정에 이를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엘니뇨는 보통 1년 가까이 지속하면서 지구 기온 상승과 함께 여러가지 기상이변을 만들어낸다. 남미 남부와 미국 남부, 아프리카 대륙 북동부, 중앙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폭우를 유발하는 경향이 크다. 중앙 및 동쪽 태평양에서 허리케인을 발생시키는 원인으로도 꼽힌다. 반면 호주와 인도네시아, 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선 극심한 가뭄을 초래하기도 한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도래하면 라니냐의 영향에서는 벗어날 수 있겠지만 더 극단적인 기상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유엔이 조기에 위험을 알리고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