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를 수 없는 탄소중립 빠를수록 많이 벌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탄소중립 이행에 따른 편익이 비용을 넘어서는 '골든크로스'를 2040년에 달성하려면 시장원리, 혁신적인 기술개발과 더불어 인션티브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일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개최된 '제5회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 세미나' 기조강연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투자는 먼저 하는 쪽이 더 많은 편익을 가져갈 수 있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굳어졌다.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점진적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30개 챕터 가운데 20개가 탄소중립과 환경대응에 관한 내용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는 환경 및 기후 이슈를 최상위에 두고 교역 상대국 환경정책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까지 검증한다.
이처럼 방향이 정해져 있다면 탄소중립을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는 게 최태원 회장의 설명이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탄소중립은 시대적 과제이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든 탄소중립 시점을 앞당기는 싸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현행 추세라면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이행에 따른 비용편익이 비용을 넘어서는 시점이 매우 늦다는 점이다. 최근 대한상의 조사결과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골든크로스' 시점은 2060년으로 전망된다. 이에 최 회장은 골든크로스 시점을 20년 앞당겨 2040년에 도달할 수 있는 '탄소중립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최 회장이 제시한 3대 원칙은 △시장원리 △기술개발 △인센티브 제도 정비다. '시장원리'는 탄소가격과 에너지가격이 시장논리에 의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원리를 활용한 정책수단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 2℃ 제한 시나리오에서 탄소예산 초과로 인한 자산손실은 1~4조달러로 전망되는데, 달리 말하면 해당 규모의 탄소포집 시장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공백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는 했다. 아울러 투자 및 혁신을 통해 탄소감축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제도적 인센티브가 적어 투자유인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한상의는 이를 9대 전략분야로 세부적으로 나누고, 100가지 정책과제로 추진한다면 2040년에 골든크로스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략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끝으로 최 회장은 '환경보호크레딧'(EPC·Environment Protection Credit)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후 측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자발적탄소시장(VCM)이나 배출권거래제(ETS)와 달리 기금을 통해 탄소감축 아이디어에 대해 투자자들이 조기보상할 수 있는 '탄소 선물시장'을 만들면 R&D를 활성화 해 탄소중립을 더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탄소중립은 인류 공동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협력없이 불가능하다"며 "올 1월 탄소감축인증센터를 통해 아시아 국가들과 VCM을 비롯한 새로운 탄소중립 인센티브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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