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비탈길 굴러온 대형화물에 깔려
대낮에 스쿨존 인도를 걷던 초등학생이 만취차량에 참변을 당한지 20일만에 스쿨존에서 등교하던 초등학생이 굴러온 대형 화물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2분께 부산 영도구 청학동의 한 초등학교 부근에서 1.5톤(t)짜리 원통형 화물이 비탈길을 따라 구르면서 등굣길 초등학생들을 덮쳐, 어린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학부모로 보이는 성인 1명도 다쳤다.
아이들을 덮친 원통형 화물의 정체는 그물을 만드는 원사를 원통에 감아놓은 것으로, 크기가 남자 성인의 가슴 높이에 닿을 정도였다. 이 대형 화물은 비탈길 언덕위에 있는 한 공장에서 지게차로 하역작업을 하던 중 떨어뜨린 것으로, 아래쪽으로 100m 이상 굴러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등굣길은 왕복 2차선으로 양쪽으로 펜스가 쳐진 인도였다. 비탈을 굴러내려온 화물은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펜스 십여개를 부수고 아이들이 있는 곳을 덮쳤다. 사고 이후 원통 화물에 부서져 넘어가버린 십여개의 펜스는 철거했지만 비극을 불러온 1.5t짜리 화물은 인도 위에 덩그러니 방치돼 있었다. 사고 현장은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푯말이 큼직하게 써있는 스쿨존으로,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유치원들이 밀집해있는 곳이다.
이 사고로 10세 초등학생 여자 어린이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고, 나머지 초등학생 2명과 30대 여성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이번 참극에 주민들은 한결같이 "잘못된 장소에서 잘못된 시간에 작업을 하는 바람에 발생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사고가 난 등굣길은 영도 봉래산 자락을 따라 오르막길로 매우 가팔랐다. 이런 비탈길에서 하필 아이들이 등교하는 시간에 하역작업을 해서 생긴 인재라는 것이다. 심지어 작업을 끝낸 차량들은 언덕위에서 차량을 돌릴 수 없어 거꾸로 내려오는 경우도 적지않았다고 했다.
주민들은 "이곳은 비탈길이어서 상습적으로 사고가 나는 곳"이라며 "지난해는 정화조 차량이 뒤집혔고, 그 이전에도 사고가 연속적으로 났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공장 관련자 등을 상대로 안전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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