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끝난 고리2호기 계속운전..."체르노빌 될까 두렵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6 17:23:37
  • -
  • +
  • 인쇄
고리2호기 사고·고장 69건인데 '계속 운전' 추진
체르노빌 37주기 맞아 "노후원전 폐쇄해야" 주장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 천주교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등 대전 지역 6개 환경 관련 단체가 체르노빌 37주기를 맞은 26일 오전 대전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 앞에서 '핵 없는 사회'를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환경단체들이 체르노빌 사고 37주기를 맞아 일제히 '핵없는 사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26일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 37주기를 맞아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핵 진행 정책을 중단하고, 수명을 다한 노후 핵발전소를 당장 폐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 천주교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등 대전지역 6개 환경관련 단체들은 이날 대전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45만 대도시 대전이 점점 핵단지로 정착해가면서 우리의 내일이 체르노빌, 후쿠시마가 될까 두렵다"고 정부의 원전정책을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에 △핵 진흥 정책중단 △수명이 끝난 노후 핵발전소 폐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적극 대응 등을 요구했다.

4월 26일은 체르노빌 원전 대참사가 발생한지 37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사고로 방사성물질들이 쏟아져나오면서 반경 30km를 죽음의 땅으로 만들었고,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여파가 남아있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역시 12년이 지나고 있지만, 사고 수습은커녕 방사성 오염피해는 늘고 있다. 일본은 올여름을 시작으로 향후 30~40년간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를 예고했지만, 녹아내린 핵연료를 제거할 방법이 없어 고농도의 방사성 오염수는 수백년간 지속적으로 발생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수명이 다한 고리2호기 원전의 '계속 운전'을 추진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리2호기는 40년 운영기간 중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에 공개된 사고·고장 횟수가 69건에 달한다.

특히 대전은 핵 산업의 메카인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모든 핵발전소에 들어가는 핵연료를 만들어내는 핵연료공장이 있다. 이에 대전지역 환경단체들은 "30년된 연구용 하나로원자로는 매번 가동정지를 하고 있고, 끊임없이 핵 진흥과 이용을 위한 다양한 실험들을 하고 있다"며 "시민들과 약속했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반출도 계속해서 미뤄지는 사이 화재나 방사성폐기물 불법 반출 및 폐기 등 여러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26일 대구환경운동연합,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 등 48개 대구·경북 시민사회단체는 대구 국채보상공원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같은날 대구 국채보상공원에서도 일본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구환경운동연합,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 등 48개 대구·경북 시민사회단체는 "태평양은 핵쓰레기장이 아니다"며 "대일 굴종외교로 일관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에 직결된 이 문제에 대해서 일본에 입도 뻥긋 하지 못하는 정권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에서 원전사고가 일어났다. 핵연료봉이 고열에 노출돼 수소폭발이 일어났고, 국제원자력사고등급 최고 단계인 7단계로 기록될 정도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일본은 이 사고로 발생한 오염수를 저장탱크에 담아 발전소 부지에 보관중이다. 더는 보관할 장소가 없다는 핑계로 오염수를 다핵종제거기(ALPS)로 정화해 태평양에 투기한다는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지난 25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는 해저터널 굴착을 완료했다.

문제는 ALPS에 여러 결함이 발견돼 기능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일례로 ALPS는 방사성 핵종의 하나인 '삼중수소'(트리튬)을 처리하지 못한다. 삼중수소는 혈액과 작용해 유전자 변형 및 백혈병, 생식기능 장애, 암 유발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직접적으로 우리 수산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수산업 종사자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참가자미, 과메기, 대게, 고등어, 문어 등 경북 동해안 지역의 대표 먹거리 상품들은 방사능 오염에 자유롭지 않아 지역 경제에 큰 피해가 발생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구에 모인 환경단체들은 "전세계인의 먹거리 원천이자 삶의 터전인 바다 생태계를 오염시키려 하고 있다"며 "국민의 안전보다 일본을 먼저 생각하는 대통령은 필요없다"고 규탄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