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인조대리석 원재료 '中쏠림' 부추길듯
중국산을 제외시키고 호주산 인조대리석용 수산화알루미늄에 대해서만 '선택적 반덤핑관세'를 부과할 것이 예고되면서 국내 인조대리석 제조업체들이 난데없이 불똥을 맞게 생겼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인조대리석 용도로 수입하는 중국산 수산화알루미늄은 관세부과대상에서 제외한 반면 호주산 인조대리석용 수산화알루미늄은 관세부과대상에 포함시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국내 인조대리석 제조업들의 수출경쟁력까지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월 21일 무역위원회의 덤핑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입도 55마이크로미터(㎛) 이상의 중국과 호주산 수산화알루미늄에 대해 앞으로 5년간 13.99%~37.96%의 세율로 반덤핑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중국 및 호주산 수산화알루미늄에 대한 덤핑방지관세 부과에 대한 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1㎛는 1m의 100만분의 1이다.
그러면서 수처리제와 무관한 일부 중국산 수산화알루미늄 품목은 관세부과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제외된 품목은 모두 인조대리석 제조에 쓰이는 수산화알루미늄이었다. 문제는 똑같이 인조대리석용으로 사용되는데, 중국산은 제외시키고 호주산은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이에 호주산 수산화알루미늄을 수입하는 오성기업은 "공정성 차원에서라도 수처리제와 무관한 호주산 인조대리석용 수산화알루미늄을 관세부과대상에서 제외시켜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산 인조대리석용 수산화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지만 수급불안정과 가격인상, 품질 등의 문제로 호주산으로 바꾸려는 롯데케미칼과 LX하우시스 등 국내 인조대리석 제조사들도 호주산 수산화알루미늄에 대해 관세부과대상에서 제외시켜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 기업들 입장에서는 호주산 제품에만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중국산 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세가 높은 호주산을 사용하면 그만큼 원가상승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인조대리석 생산기업들의 수출비중은 무려 60%가 넘는다. 특히 LX하우시스와 롯데첨단소재, 라이온켐텍, 현대L&C 등 국내 4대 인조대리석 업체들은 18억달러에 이르는 전세계 인조대리석 시장을 40% 넘게 점유하고 있다. 이에 해당 기업들은 전세계 시장점유율을 계속 높이기 위해 수입선다변화 전략을 취하는 와중에 호주산 수산화알루미늄에 대해서만 관세부과가 예정되자 매우 난감한 상황이 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수산화알루미늄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는데다 수급도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산 인조대리석용 수산화알루미늄의 공급차질이 더 심해져 호주산 공급물량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래야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중국산을 빼고 호주산에만 덤핑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국산 인조대리석 제품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호주산 인조대리석용 수산화알루미늄은 수급이 불안정한 중국산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제품이기 때문에 정부가 대승적 차원에서 사안을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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