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추모제' 되려나...주말엔 '꽃샘추위' 몰려온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06 17: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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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평균 9.4℃..."관측이래 최고기온"
각 봄꽃축제 일정변경·행사취소 잇따라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축제'. 대전 동구는 '제5회 대청호 벚꽃축제'를 오는 7∼9일 개최한다. (사진=연합뉴스)


도무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상한 봄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올 3월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하면서 개나리와 벚꽃이 한꺼번에 개화하는 데 이어, 4월들어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이른 낙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주말 동안 전국이 영하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고되면서 각지의 벚꽃축제를 기획했던 주최측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6일 기상청은 금요일인 7일부터 일요일인 9일까지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꽃샘추위'가 나타난다고 전망했다. 최근 단비를 뿌려준 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가고, 북쪽에서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접근하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 예정이다.

특히 토요일인 8일에는 전국적으로 오전 체감온도가 영하로 뚝 떨어지겠다. 꽃샘추위가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3월이 아닌 4월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게다가 기온의 양극단 진폭이 너무 커지면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올 3월 전국 평균기온은 9.4℃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돼 각종 기상기록 기준이 되는 1973년 이후 51년 사이 가장 더운 3월로 기록됐다. 8.7℃를 기록해 2번째로 더웠던 2021년 3월과 0.7℃ 차이다. 1991~2020년 평균기온과 비교하면 3.3℃나 더 높다.

따뜻한 3월은 기록적으로 이른 개화를 불러왔다. 올해 서울에서는 벚꽃이 평년보다 2주 이른 3월 25일에 공식 개화했다. 서울에서 벚나무 개화를 관측하기 시작한 1922년 이후 2번째로 일찍 핀 것이었다.

서울 벚나무뿐 아니라 전국 봄꽃이 이르게는 평년보다 20일 일찍 꽃망울을 터뜨렸다. 원래 봄꽃은 '개나리→진달래→벚꽃' 순으로 핀다. 예로부터 이를 '춘서'라고 따로 부르기까지 했는데 올핸 이런 상식이 무너졌다. 개나리와 벚나무가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에 동시에 개화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7~11일에는 중국 내륙 따뜻한 공기가 우리나라까지 불어오면서 기온이 4월 하순 수준까지 올라갔다. 날씨가 계절을 한 달이나 앞선 것이다. 3월 하순에는 따뜻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곳곳에서 3월 기온으론 역대 가장 높은 수준까지 기온이 올라갔다.

이에 전국 각지에서 벚꽃축제를 기획하던 주최측들은 축제 성격을 변경하는 등 부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춘천시와 북산면 벚꽃축제 위원회는 당초 10일~16일로 예정돼 있던 '제1회 북산면 벚꽃축제'를 8일~14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축제 개막식도 기존 13일 오전 10시에서 10일 오후 1시로 변경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부귀리 일대는 봄철 벚꽃 개화로 많은 인파가 몰리는 명소로 올해 개화 시기가 앞당겨져 예정일보다 서둘러 개막하게 됐다"고 밝혔다.

SK인천석유화학은 오는 6∼11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인천 서구 사업장 벚꽃동산 개방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평년보다 높은 기온탓에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벚꽃이 만개해버렸고, 지난 4일 밤부터 인천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려 꽃이 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방문객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 주말(8∼9일)에는 벚꽃이 완전히 떨어질 가능성이 커 불가피하게 행사를 취소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만 SK인천석유화학은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해 행사 기간 진행하기로 한 결식아동 지원 기부는 예정대로 하기로 했다.

▲SK인천석유화학 벚꽃동산 (사진=연합뉴스)


대전 동구는 코로나19 여파로 4년만에 '제5회 대청호 벚꽃축제'를 오는 7∼9일 개최할 계획이지만, 벚꽃축제가 벚꽃없이 진행될 것이 분명해 시민 참여형 행사로 방향을 틀었다. 축제 첫날인 7일에는 난타와 민요, 벨리댄스 등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예술공연이 펼쳐지고 레이저 쇼 등 빛을 이용한 화려한 개막식을 연다. 이어 마라톤대회, 가요제, 재즈 콘서트, 댄스 경연대회 등이 이어진다.

동구는 방문객이 즐길 수 있는 체험 부스 30개를 마련했고, 3㎞가 넘는 구간에 경관조명과 포토존을 설치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계획중이다. 박희조 동구청장은 "벚꽃이 빨리 개화해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방문객이 벚꽃 볼 틈이 없을 정도로 축제를 풍성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7일 개막하는 공주 계룡산 벚꽃축제에서도 벚꽃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충남 대표 벚꽃 군락지인 계룡산에는 지난달 30일 이미 벚꽃이 만발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떨어져 버린 상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벚꽃 개화가 12일 이른 것이다. 이에 시는 지난달 31일부터 축제 안내요원을 앞당겨 투입하는 등 비상 대응 체제를 갖췄다. 지난 주말 동학사 입구 인근에는 노점상 등이 설치됐고 품바·각설이 공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시는 축제 개막식을 사실상 폐막식처럼 활용할 방침이다. 공주시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개화 시기에 맞춰 축제를 시작한 것과 다름없다"며 "이미 사람들 발길이 뜸해지면서 축제가 끝난 분위기"라며 "1년 중 손님이 가장 많을 때인데 날씨도 춥고 꽃이 빨리 떨어져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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