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포경산업에 611억 보조금도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포경(捕鯨·고래잡이)을 허용하고 있는 일본이 급기야 도심 내 고래고기 자판기를 도입했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회사 '교도센바쿠'(共同船舶)는 지난달부터 냉동 고래고기를 비롯해 캔 통조림, 조리된 고기 등을 판매하는 자판기를 도쿄와 다른 지역에 총 4대 설치하고 본격 판매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도센바쿠는 오는 2월까지 자판기 3대를 더 설치하고, 판매가 잘 되면 향후 5년간 100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판매 가격대는 1000∼3000엔(약 9600∼2만9000원) 수준이다.
고래고기 판매에 자판기까지 동원한 것은 일본 내 관련 업계가 소비를 활성화해 수입량을 늘리려는 시도라고 인디펜던트는 설명했다. 교도센바쿠는 전세계 포경 산업을 지지하기 위해 내달부터 연간 긴수염고래 3000톤을 아이슬란드에서 수입할 계획이다.
앞서 2018년 12월 일본 정부는 자국 내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부응해 국제포경위원회(IWC)에서 공식 탈퇴하고 상업 포경을 재개했다. 이후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포경을 강행해 왔다. 2020년에는 포경산업에 약 611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번 교도센바쿠의 자판기를 동원한 새로운 시도도 지난 50년간 일본에서 고래고기 소비가 크게 줄어들면서 업계가 포경산업 유지를 위한 사업 모델을 정부에 보여주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환경단체와 동물보호단체는 일본의 고래 고기 자판기를 "쇠퇴해가는 포경업계의 발악적인 판매 술책"이라고 규탄했다.
'고래·돌고래 보호'의 아스트리드 푹스는 "이런 이기적인 판매 술책은 일본 수산청이 약 2년 안에 고래잡이 어획량을 늘리고 포경 대상 고래 종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시점에 나왔다"고 지적했다.
고래잡이는 수류탄이 달린 작살을 고래에게 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고래가 죽음에 이르는 시간이 길고 고통스러워 극도로 잔인한 방식이라고 동물보호단체들은 비판해 왔다.
국제적인 비난 여론 속에 지난해 2월 주요 어업국인 아이슬란드는 2024년 이후 상업적 고래잡이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아이슬란드는 노르웨이, 일본과 함께 상업적 포경을 허용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였으나, 조업 비용이 상승하고 수출이 줄자 경제적 이득이 없다면서 정해진 쿼터 기간이 끝나면 포경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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