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량보다 탄소흡수량이 더 많아 '탄소싱크'(Carbon sink)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동물인 고래 개체수를 늘려 기후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와 이목을 끈다.
지난 15일자(현지시간) 환경저널 '생태와 진화의 트렌드'(Trends in Ecology & Evolution)에 지구온난화를 막는 탄소흡수원으로서 고래의 역할을 규명한 연구보고서가 게재돼 눈길을 끌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거대한 고래는 매년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연간 최대 22㎏의 탄소를 흡수하는 나무에 비해 압도적이다.
2019년 기준 전체 고래 개체수는 130만마리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만약 포경(Whaling) 이전수준인 400~500만마리로 개체수가 회복된다면, 고래가 흡수하는 총 이산화탄소량은 일부 국가의 탄소감축 목표치에 필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래의 배설물에는 크릴과 플랑크톤의 생장을 돕는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이는 바다의 총 광합성량을 늘려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동안 기후대응을 위한 자연기반 해결책은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나무와 습지에 집중됐다. 이번 연구는 고래를 연구대상으로 삼아 해양생태계 보존과 기후변화 대응을 동시에 겨냥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의 활용에 있어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아직 과학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많기 때문에, 고래의 탄소흡수량을 완벽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고래에만 의존하는 것이 옳지 않으며 이미 검증된 온실가스 저감정책과 함께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고래는 해수온도상승으로 인해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했다. 상업적인 포경은 금지된지 오래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고래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희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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