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공약파기 논란…퇴출 서명운동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후원사로 선정된 코카콜라의 플라스틱 사용량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2일(현지시간) 글로벌 순환경제 네트워크 엘렌맥아더재단(Ellen MacArthur Foundation)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2022년 국제공약 경과보고서'를 공개했다. 엘렌맥아더재단은 2019년부터 플라스틱 포장재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1000여개 회원사들과 플라스틱 사용량을 공시하는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
엘렌맥아더재단과 회원사들은 2025년까지 누적 재활용률을 26%까지 끌어올리고, 2025년 이후 생산되는 신규 제품들의 포장재를 재사용이나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혹은 퇴비화 가능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100% 전환하기로 공약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대부분의 회원사들이 해당 목표들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학자들과 환경운동가들은 재생원료를 전혀 활용하지 않고 화석연료에서 곧장 추출한 신규 플라스틱인 '버진 플라스틱'을 가장 문제시하며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생산량을 줄여나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코카콜라, 펩시코, 월마트 3곳이 국제적인 권고사항을 도외시한 채 버진 플라스틱 생산량을 오히려 늘렸다며 이들을 '최악의 공약 위반사'로 지목했다.
2020년~2021년 1년 사이 펩시코의 경우 버진 플라스틱 사용량이 4.5% 증가했고, 같은 기간 월마트는 3.4% 증가했다. 반면 유니레버, 다논, 네슬레의 경우 버진 플라스틱 사용량이 감소했다. 특히 지난 9월 COP27 후원사로 선정된 코카콜라는 2019년~2021년 버진 플라스틱 생산량이 3.5% 증가했다.
2019년~2021년 버진 플라스틱을 포함한 코카콜라의 전체 플라스틱 사용량은 320만여톤으로 8.1% 증가했다. 지속가능성 자문사 엘리먼트 포(Element Four)의 조지아 엘리엇-스미스(Georgia Elliott-Smith) 상무이사는 "코카콜라는 지난 30여년간 공약파기를 일삼아왔다"며 "코카콜라를 COP27 후원사로 등록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그린워싱을 돕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코카콜라를 COP27에서 퇴출하기 위해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여 23만5000여개의 서명자 명단을 확보하기도 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에 성공한 네슬레는 이날 자사 버진 플라스틱 사용량이 변곡점에 다다라 감소세로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네슬레는 "식품 포장재는 습도, 열, 빛, 미생물, 박테리아 등 외부 영향으로부터 음식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고, 플라스틱 포장재가 음식을 더 안전하게 만든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식품안전을 위한 대안을 함께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끝으로 보고서는 "국제 조약을 통해 플라스틱의 동향을 감시하고, 재활용 설비를 늘리는 한편 부분적인 감축을 유도하는 재활용보다 이미 생산돼 있는 플라스틱의 100% 재사용에 초점을 맞춰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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