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에는 '서해 꽃게' 먹기 어려울수도
'가을전어 대가리에는 깨가 서말' 옛날부터 전어는 가을을 대표하는 생선으로 꼽혔다. 하지만 '가을전어'라는 말은 점점 옛말이 될 지경이다.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전어가 여름이 제철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유통업계,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여름전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바다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난류성 어종인 전어의 어장이 일찍 형성되면서 여름에 전어가 많이 잡히고 있어서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68년~2011년까지 44년동안 우리나라 해역의 평균 표층 수온이 1.29℃, 동해 1.33℃, 특히 독도반경 35마일 해역에서는 1.34~1.9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세계 바다 수온이 100년동안 0.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주변 수역이 온도는 매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바뀌면서 우리 식탁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어리다. 정어리는 한때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선이었다. 1930년대 우리나라 총 어획량 200만톤(연근해 어업) 가운데 정어리 비중이 120여만톤(60%)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이제 정어리는 자취를 감췄다.
오징어, 고등어, 멸치 등 근해 난류성 어종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의 겨울철(1~3월) 분포 해역이 점차 북상해서 형성되고 있다. 오징어의 경우, 2월과 3월에 1970년대 중반보다 남해안으로부터 동해 중부 해역까지 60마일 이상 북쪽에 어장이 생겼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04년 이후 우리나라 배타적경제수역 해구별 저인망어획조사에서 나타난 어종별 출현 양상과 해양환경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해 저층 냉수어종은 남해로, 동중국해 아열대 어종은 동해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2004년 주로 동중국해와 제주도 주변에서 많이 어획되었던 '갈전갱이'를 비롯한 아열대 어종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표·중층의 수온상승으로 매년 서식해역이 북상하고 있다. 2009년 조사에서는 대한해협 부근 해역까지 서식지를 확장했다.
봄과 가을 서해안 지역으로 관광객을 유인하는 대표적은 수산물인 꽃게는 갈수록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서해 꽃게의 경우 2030년에는 주어장이 연평도 부근에서 더욱 북상한 북한 영해에서 형성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측은 "바다는 기후조절자, 식량자원의 제공처이지만 기후변화로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는 수산업 변동 예측 연구 등으로 정책 수립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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