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땅속에서 40년이 지나도 원형 그대로인 플라스틱·비닐 쓰레기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국립공원공단 태백산국립공원은 지난 7월 30일 주민 신고를 접수해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반재 주변 땅속에 묻혀 있는 라면·과자 봉지, 음료수병, 폐비닐 등 쓰레기를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쓰레기는 가로 5m·세로 5m·깊이 1m되는 구덩이에 묻혀있었고, 매립량은 2~3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반재는 태백산 주요 탐방로 중 하나인 당골광장에서 정상 천제단의 중간 지점이자 당골광장과 백단사의 갈림길이기 때문에 등산객들이 식사 또는 휴식 장소로 많이 이용한다.
일부 수거된 쓰레기는 제조연대가 주로 1980년대 중·후반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무단으로 매립됐던 쓰레기가 최근 내린 비 때문에 표토가 벗겨져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태백산국립공원 김상희 자원보전과장은 2일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유동 인구가 많던 갈림길이라 국립공원 승격 전에 불법 상행위와 취사행위 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쓰레기가 발견된 장소 이외에도 불법 매립 쓰레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 설명했다. 태백산은 2016년 강원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했다.
심각한 건 쓰레기의 상태다. 40년동안 흙 속에 묻혀있었지만 전혀 썩지 않은 것이다. '제조연월일 1982'라고 적힌 라면 봉지까지 나왔다. 김 과장은 "수거된 쓰레기 중 제조연월일이 식별되는 포장재가 더러 있었다"며 "이를 보고 쓰레기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40년이 지나도 멀쩡한 쓰레기는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환경에 대한 시민의식이 낮았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앞으로 이런 쓰레기 무단투기 행보는 없어야 할 것"이라 말했다.
태백산국립공원은 추가적인 불법 매립 쓰레기 여부조사가 끝나는대로 환경단체·자원봉사자 등과 협력하여 대대적인 수거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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