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 지역 토양건조...산불위험 증가
기후변화로 적설량이 감소하면서 수자원 변동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기상연구센터(NCAR)는 금세기 후반까지 북반구 전역의 수자원 변동성이 증가해 예측이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팀은 강수량이 같은 지역이라도 적설량이 줄면서 하천의 흐름이 더 다양해져 수자원의 흐름을 예측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구 기온이 올라 눈이 녹으면 안정적인 유출수 공급원이 사라지고, 이로 인해 수자원의 양과 시기가 주기적 강우량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관측에 따르면 많은 지역에서 수자원을 공급하는 설원들이 예상보다 더 일찍 녹으면서 사라지고 있다.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으면 이같은 감소세가 금세기말로 갈수록 더 뚜렷해져 미국 로키산맥의 일부 지역에서는 설원의 평균 수자원 양이 거의 80%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유출수와 하천 흐름의 변화가 물에 의존하는 생태계에 연쇄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눈이 내리지 않는 날이 늘고 재배기간이 길어지면 수자원에 부담을 주어 토양이 건조되고 산불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지구 대부분 지역의 수자원은 겨울철 쌓인 눈이 봄과 여름에 녹으면서 발생하는 유출수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수년간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강설량이 강수량으로 대체되고 봄이 아닌 겨울에 눈이 일찍 녹으면서 적설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연구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높을 경우 2100년까지 세계 전역에서 물 흐름의 시기 및 범위가 크게 변화하고 북반구 지역에서 눈이 내리지 않는 날이 매년 평균 약 45일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변화는 해빙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중·고위도 해양 지역에서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아메리카 동부, 미국 로키산맥, 캐나다 북극 그리고 동유럽 등 적설량 의존도가 높은 지역들은 봄철 유출수가 급격히 감소하면 이에 따른 수자원 손실이 가장 클 것으로 예측됐다. 그 결과 유출수 감소로 여름철 북반구 대부분 지역의 토양이 더 건조해진다. 다만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동아시아, 히말라야 산맥, 북아메리카 북서부 등 일부 지역은 오히려 강우량이 증가해 토양 수분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수자원의 변동성 증가로 사회와 생태계를 위한 담수자원관리가 상당히 복잡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의 수석저자인 윌 위더(Will Wieder) NCAR 과학자는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의 물 관리시스템은 적설량과 유출수의 예측에 기초하는데 이 대부분의 예측이 기후변화로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하면 적설량, 유출수 및 생태계에 미칠 최악의 영향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공동저자 키스 머셀만(Keith Musselman) 콜로라도 볼더대학 수문학자는 "눈과 관련된 지표는 사회의 귀중한 수자원 관리에 중요한 정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공동저자 플라비오 레너(Flavio Lehner) 미국 코넬대학 지구대기과학 교수는 "하천 흐름에 관한 예측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최대 예측변수인 눈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이러한 노력이 좌절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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