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림이 탄소저장소 기능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나왔다. 그동안 해외 연구에서는 오래된 숲도 탄소흡수 및 저장원의 역할을 한다는 결과가 종종 나왔지만 국내 연구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장관 한화진)와 국립생태원(원장 조도순)이 24일 고려대학교 생명과학관에서 개최한 '2022년 응용생태공학회 학술발표대회'에서 이재석 건국대 교수는 이같은 내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점봉산 원시림 생태계의 탄소순환을 분석한 결과를 소개하면서 "수령이 150~200년에 이르는 점봉산 신갈나무숲은 1ha 당 1.15톤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즉 수령이 150년 이상인 노령의 나무도 탄소를 상당량 흡수하기 때문에 원시림을 보존하는 것이 생물다양성의 확보와 탄소중립 기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어 김범철 강원대 명예교수는 1980년부터 40여 년간 소양호 생태계 장기변화 조사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소양호 남조류 출현의 원인이 과거에는 인위적인 요소였는데 최근에는 기상요건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명예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는 호수내 가두리양식에 따른 인 배출량 증가가 남조류 출현의 주된 원인이었다. 하지만 양식장이 철거된 1999년 이후에는 강우량이 많은 해에 빗물로 인해 유역 농경지에서 유출된 인 부하량의 증가가 남조류 출현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했다.
박정수 국립생태원 연구원과 이점숙 군산대 교수는 함평만에서 2004년부터 17년간 수행한 관측(모니터링) 분석결과를 소개했다. 함평만 일대의 3월 평균기온이 약 1.7℃ 상승하면 염생식물인 갯길경의 발아시기가 약 2개월이나 빨라진다는 내용이다.
강성구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장기간 축적된 생태계 변화 자료는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생태계 건강성 증진 정책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객관적 근거로 활용된다"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탄소중립 대책을 추진할 때 생물다양성 감소 등 생태계의 건강성이 저해되는 목표간 상충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장기생태연구의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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