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다시 한번 우주로 날아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1일 누리호 2차 발사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발사 수행기관인 항우연은 이날 발사 시간 범위를 오후 3∼7시로 잡고 있지만 오후 4시가 가장 유력한 시간으로 보고 있다.
누리호 2차 발사는 당초 지난 15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현지 기상상태가 강풍이 부는 등 발사에 적합하지 않아 16일로 미뤄졌다. 하지만 16일에도 발사 준비 과정에서 센서 이상이 발견돼 보완조치 후 발사하는 것으로 연기됐다.
누리호의 목표는 인공위성을 고도 700㎞의 궤도에 쏘아올려 초당 7.5km의 속력으로 지구 주변을 안정적으로 돌도록 하는 것이다. 이날 누리호 2차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자력으로 실용급 위성을 발사하는 능력을 입증하는 7번째 국가가 된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에서는 총 3단계의 발사체 분리와 페어링 분리가 계획대로 이뤄지며 목표 고도인 700km에 위성 모사체를 올려놓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최종 3단 엔진의 연소가 46초 일찍 종료되며 위성체의 목표속도인 초속 7.5km에 도달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누리호는 총 길이 47.2m, 중량 200t 규모의 발사체다. 2010년 3월부터 개발,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할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12년 3개월 동안 투입된 예산은 약 1조9572억원이다.
우주 발사체 기술은 미사일 기술 통제체제(MTCR) 등 국제 규범에 따라 국가간 기술이전이 엄격히 금지된 분야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기술과 대동소이해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주발사체 기술은 자력으로 개발하는 것 외에는 보유할 방법이 없다.
이날 발사를 위해 항우연은 오전 10시부터 발사통제지휘소를 통해 발사운용최종점검 등 준비 작업에 착수한다. 발사 시각이 확정되면 발사 약 4시간 전부터 연료(케로신)와 산화제(액체산소) 주입을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 연료탱크와 산화제 탱크를 순서대로 채운 뒤, 발사체를 지탱하는 기립 장치를 철수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이미 전날인 20일 누리호를 발사대로 옮겨 기립 및 고정작업을 완료한 상태다.
발사 10분 전에는 발사자동운용(PLO)이 가동되며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돌입한다. PLO는 한번 가동되면 수동으로 중지시킬 수 없으며, 시스템에 문제가 포착될 때는 발사 시퀀스가 자동으로 중단된다.
PLO가 누리호의 정상 상태를 확인하면 1단 엔진이 자동 점화된다. 1단이 300t 추력에 도달하면 누리호를 붙잡고 있던 4개의 지상고정장치가 풀리면서 누리호의 비행이 시작된다.
목표대로 비행할 경우 1단 분리는 이륙 개시 127초 후 고도 59㎞에서 이뤄진다. 233초 후에는 고도 191㎞에서 페어링(위성 등 발사체 탑재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덮개)이 분리된다. 발사 후 274초가 지나면 고도 258㎞에서 2단이 분리되고, 발사 후 897초가 지나면 최종 목표 고도 700㎞에 도달한다. 이때 3단의 추력이 종료되고, 이로부터 약 100초(1분 40초)가 더 지난 후 성능검증위성이 분리돼, 초속 7.5km의 속력으로 지구 주변을 돌게 된다.
성능검증위성과 지상국이 최초로 교신하는 시점은 발사 후 약 42분 23초쯤이다. 과기부와 항우연은 이날 늦은 오후 비행 궤도 데이터 등을 분석해 종합적인 판단을 토대로 브리핑을 열어 성공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발사에 가장 큰 변수인 날씨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7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의 강수 확률은 20% 이하이며, 바람은 초속 6m 안팎이나 그 이하로 예상된다. 누리호가 발사되려면 지상풍은 10분 평균풍속과 순간최대풍속이 각각 초속 15m와 21m 미만이어야 하며, 근처에 낙뢰가 없어야 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