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충분한 대책 마련, 안전상 문제 없다"
대통령 집무실 인근의 용산공원이 논란속에 10일 개방됐다. 9월 임시 개방에 앞서 열흘간 시범 개방을 한 것이다.
용산공원은 개방을 놓고 '오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에 시범 개방된 구역은 올 2월과 5월 반환받은 주한미군부지 중 일부다. 개방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은 그간 정부 주관의 유해성 조사보고서를 보면 토양환경보전법상 공원이 들어설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숙소부지는 TPH 수치(석유계 총탄화수소, 토양의 기름 오염 정도를 의미)가 공원 조성이 가능한 기준에서 29배를 초과하고, 지하수에서는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벤젠과 페놀류가 기준치의 3.4배, 2.8배를 웃돈다. 푸드트럭과 간이의자 등이 설치된 스포츠필드도 TPH는 기준치를 36배 초과하고, 최악의 독성물질 중 하나인 다이옥신도 검출됐다. 이는 미군이 주둔하는 동안 기름이나 오염물질 유출 사고가 잦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용산공원을 시민에게 개방한다고 하니 환경단체와 야당 등은 '국민 건강'은 안중에도 없는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전문가의 안전성 검토를 바탕으로 충분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기 때문에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원희룡 장관은 "'미군과 그 아이들이 뛰어놀던 이 공간 자체가 위험하다, 우리 발밑에 위험 물질이 쌓여 있다'고 하는 것은 과장된 얘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녹색연합은 "국토부는 주 3회 2시간씩 25년을 용산공원에 가도 문제가 없으니 안전성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어느 나라 공무원이 국민의 건강권을 가지고 확률에 기댄 추정치로 단정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환경정책기본법은 정부의 사전예방원칙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며 "국토부는 오염 실상을 분명히 알고도 보여주기식 관람쇼를 위해 국민건강권을 걷어차고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녹색연합과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는 이날 개방 전에 용산공원 앞에서 '오염정화 없는 용산공원 시범 개방 중단하라'고 주장하며 반대 시위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에서 "악덕 사기업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건강권을 책임진 우리 정부가 몰상식을 고수한다는 점에서 국민의 한사람으로 비감함을 느낀다"며 "정상적인 정부라면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오염물질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만에 하나의 작은 위험까지도 제거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수진 원내대변인도 지난 8일 "환경부 조사 결과 시범 개방 지역과 향후 개방 확대 지역은 모두 비소와 납, 다이옥신 등 독성물질과 발암물질 범벅인 상태로 확인됐다"며 "용산공원을 졸속 개방하며 시민 안전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국토부는 "환경 위해성 우려가 있는 지역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도로포장, 잔디식재 등을 통해 토양의 직접적인 인체 접촉을 최대한 차단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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