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도 상승하면 '인간의 크기' 줄어든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6-08 17: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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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고생물학자 "작은 포유류가 기온적응력 뛰어나"
▲미국 워싱턴D.C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 복원본.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 살았던 이 종은 자원이 부족해지자 크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사진=세계사백과사전)


기후위기로 인간의 크기가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티브 브루사테(Steve Brusatte) 영국 에든버러대학 고생물학자는 작은 몸집의 포유류가 기온상승에 더 잘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인류도 기후변화로 인해 크기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루사테 교수는 "오늘날 기후위기는 5500만년전 플라이오세기의 환경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 시기에도 지구기온이 상승하면서 포유류들의 몸 크기가 작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포유류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했던 방식을 바탕으로 인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플라이오세기 지구온난화를 증명하는 화석이 발굴됐는데 이는 지질학적 기록상 가장 최근의 대규모 지구온난화 사건이다. 그는 당시와 현재의 기후변화가 매우 흡사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지역에 사는 동물들이 추운 지역에 사는 동물들보다 작은 현상은 이미 버그만의 법칙으로 알려진 생태학적 원리다. 브루사테 교수는 "원인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이는 부분적으로 작은 동물이 큰 동물보다 부피 대비 표면적이 더 커서 열을 방출하는 데 더 유리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브루사테 교수는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포유류들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일반적인 방법"이라며 "모든 포유동물이 작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온이 매우 빠르게 상승할 때 포유동물이 취하는 일반적인 생존수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온이 상승하는 환경에서는 인간도 더 작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한 근거로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 살았던 인종인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를 들었다. 이른바 호빗인간으로 불리는 이 종은 자원이 부족해지자 크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기온이 신체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을 한 학자는 브루사테 교수뿐만이 아니다. 100만년 전 인류의 유해를 연구하는 연구원들은 온도가 신체크기 변화의 주요 예측변수라고 제안했으며, 붉은사슴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북유럽과 스칸디나비아의 따뜻한 겨울이 붉은사슴의 신체크기를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모든 전문가가 기온상승이 포유류의 몸을 줄인다는 데 동의한 것은 아니다.

아드리안 리스터(Adrian Lister)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교수는 "온도와 포유동물의 신체크기 사이의 강한 상관관계가 식량 및 자원의 가용성에 의한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인간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분석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해당 주장이 사실이라면 덩치가 큰 사람들은 기후변화로 일찍 사망하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실제로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으며, 인간은 옷과 냉난방 등의 수단으로 주변환경의 온도를 조절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브루사테 교수의 주장은 그의 저서 '포유류의 부흥과 지배'(The Rise and Reign of the Mammal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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