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 탄소배출권 구매도 실효성 없어"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 사상 첫 '탄소중립 월드컵'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30일(현지시간) 국제환경단체 탄소시장감시(CMW)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의 예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축소 보고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9월 "FIFA월드컵 역사상 첫 탄소중립 월드컵을 개최하겠다"는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회의 선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목이다.
CMW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11~12월 4주간 총 32개국 국가대표팀이 출전하는 카타르월드컵의 예상 방문객은 약 15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시기에 숙박과 건설, 교통 등에서 총 36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전망이다.
CMW는 7개의 신규 경기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산정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월드컵 기간 외에 이들 경기장의 전체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종합하면 기존 카타르월드컵 조직위가 추산한 양보다 8배 많은 140만톤에 달한다. 이는 약 18만가구의 연간 에너지 사용량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맞먹는 수치다.
CMW는 또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상쇄하겠다는 조직위의 목표에도 의문을 표했다. 조직위는 국제탄소위원회(GCC)로부터 180만주를 사들이기로 합의했지만, 현재 상장된 탄소 상쇄사업은 2건에 불과하며, 해당 사업들이 발행하는 탄소배출권을 전부 합쳐도 현행 공급량은 15만주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마저도 실효성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조직위는 탄소배출권 구매를 통해 나무 및 잔디 묘목장 사업과 터키의 풍력발전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카타르의 기후로 볼 때 인공적이고 취약한 녹지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점, 또 터키가 해당 풍력발전사업을 이미 2018년에 시작했고, 유럽 내 풍력발전장치 4위 국가라는 점에 비춰보면 조직위의 투자 성과가 매우 미미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CMW는 "가장 집약적이기 때문에 가장 친환경적"이라는 조직위의 홍보 방식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카타르월드컵 경기장들은 모두 카타르 수도 도하의 중심부로부터 50km 이내에 위치해 있다. 조직위는 이 덕에 선수나 관광객들이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가 없어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정작 이들이 머무는 숙소는 멀리 떨어져 있고, 일일 168회 비행기편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보고서의 저자 질 뒤프랑은 "조직위의 주장은 신뢰할 수 없다. 해당 행사가 탄소중립을 달성했다고 하기엔 문제가 있다"며 "일반 대중과 팬들에게 월드컵과 같은 대형 행사를 기후에 아무런 영향없이 치를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관계당국이 환경영향에 대해 투명하게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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