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주범, 담배회사 부담금 부과해야"
담배를 생산하고, 소비·처리하는 과정에서 연간 800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9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 '담배: 우리 행성을 오염시킨다'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담배 개비는 6조개에 이르고, 이 가운데 4조5000억개비가 담배꽁초로 길거리에 버려지고 있다.
버려진 담배꽁초는 강이나 바다로 흘러들어가 생태계를 오염시킨다. 특히 담배 필터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버려지면 토지와 바다를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킨다.
보고서는 담배 생산과 처리 등 전 과정에서 800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담배 1개비당 14g의 탄소가 배출된다"며 "이를 기반으로 배출량을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8000만톤이라는 수치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는 매년 1700만대의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맞먹는 양이다. 뿐만 아니라 담배연기에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3가지 온실가스인 메탄, 이산화질소, 이산화탄소가 포함돼 있어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킨다.
담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환경이 파괴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담배를 경작하기 위해서는 평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산림이 벌채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담배 300개를 생산하려면 나무 한그루를 베어야 한다"며 "담배 농사는 전세계 산림 벌채의 5%를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매년 2000km², 즉 여의도 면적의 약 690배에 달하는 땅이 담배 생산을 위해 개간되고 있는 것이다.
담배 생산은 또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담배 1개비를 생산, 이송, 처리하는 데 약 3.7리터(L)의 물이 사용된다"며 "매년 220억톤의 물이 담배 생산에 사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올림픽 경기에 사용되는 수영장 1500만개를 채울 수 있는 물의 양이다.
보고서는 "담배는 토마토나 감자보다 8배 많은 물이 필요하다"며 "담배 1kg의 생산, 소비, 처리에 사용되는 물의 양은 1년동안 한 사람의 식수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구온난화로 물 부족에 직면한 국가가 많은데 담배 생산이 이를 가속화할 수 있는 것이다.
생산된 담배를 포장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폐기물이 발생한다. 보고서는 종이, 잉크, 셀로판, 호일, 접착제로 구성된 3000억개의 패키지가 매년 사용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담배 제품의 유통과 포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200만톤에 달했다.
최근에는 담배 냄새나 편리함 때문에 전자담배를 찾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는데 이는 자연에 그대로 버려질 경우 위험하다. 보고서는 "전자담배는 플라스틱, 배터리 등으로 구성돼 있어 자연환경에 그대로 버려질 경우 또다른 환경문제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담배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담배회사가 스스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며 "최근 유럽에서는 담배산업과 같이 특정제품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계산해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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