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쉽게 담배를 끊을 수 없는 사람들. 이들이 버리는 담배꽁초가 실은 미세플라스틱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을까?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7년 한해동안 전세계에서 6조2500억개비의 담배가 소비됐다. 우리나라만 해도 지난해 35억9000만갑의 담배가 팔렸다. 이 많은 양의 담배를 만들기 위해 매년 6억그루(1그루당 15갑)의 나무가 베인다. 미국의 담배 공장에서는 한해동안 430톤의 독성 화학물질이 배출된다고 한다.
게다가 담배 연기에는 미세먼지도 포함돼 있어서, 야외 흡연자로부터 2.6m 떨어진 곳의 미세먼지 농도가 70%나 상승했다는 연구도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다 피고 버린 담배꽁초다. 우리나라 흡연자 77.2%가 흡연 후 담배꽁초를 길거리 등에 버려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길거리에 버려진 담배꽁초는 하루평균 1246만6968개비.
길바닥의 담배꽁초는 비가 오면 하수도를 통해 강이나 바다로 흘러간다. 실제로 한국해양구조단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거한 해양쓰레기 가운데 21%가 담배꽁초였다.
문제는 바다로 흘러간 담배꽁초에 포함돼 있는 필터가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니코틴, 타르 등 담배연기 속 유해물질을 거르기 위해 필요한 담배필터는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라는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필터 1개당 1만2000여개의 가는 플라스틱 섬유로 이뤄져있다.
그러니 썩지도 않고 분해도 잘 안된다. 게다가 섬유조직 형태여서 바다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되기 쉽다. 담배필터에서 배출된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생물의 몸으로 유입되고, 이 해양생물을 다시 사람이 먹는다. 결국 우리가 버린 담배꽁초 찌꺼기를 우리가 먹는 셈이다.
이에 유럽연합(EU)은 플라스틱 함유 필터를 2025년까지 절반, 2030년까지 80% 줄이는 법을 마련했다. 거기에 담배꽁초 수거와 거리 청소에 드는 비용을 생산자에게 부담시키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편 미국과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담배필터를 가구나 벽돌로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에 최근 환경부는 서울 강북구와 협력해 담배꽁초 회수 및 재활용 체계를 시범구축했다. 서울 강북구는 담배꽁초를 모아오면 돈을 주는 '담배꽁초 수거보상금 지급사업'을 올 3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꽁초 1g당 20원씩 월 최대 6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모은 담배꽁초는 플라스틱 필터만 분리해 재활용 업체에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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