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SEC "아무 펀드나 'ESG' 붙여선 안돼"…펀드名 규제안 상정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5-26 15:34:01
  • -
  • +
  • 인쇄
'그린워싱' 방지 위해 투자상품·회사 이름 규제
포트폴리오 내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 의무화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운용사들의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 강화된 규제안을 내놓으면서 엄중 단속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SEC는 공개 회의를 열어 허위광고로 비칠 수 있는 투자회사들의 사명(社名)을 제재하는 투자회사법 개정, 투자자문회사의 ESG 공시 표준화 등 2가지 규칙개정 안건을 상정했다. 해당 안건들은 미국 연방관보(Federal Register)에 게재돼 60일간 대중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SEC 위원들의 표결에 부쳐 최종적으로 시행 여부가 결정된다.

SEC의 이번 결정은 최근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 만연한 '그린워싱'으로부터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다. 2022년 1분기 기준 전세계 ESG 펀드의 자산규모는 2조7800억달러(약 3521조원)로 전체 펀드자산의 10%를 차지했다. 2년전 1조달러(약 1267조원)를 처음 돌파한 뒤에도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문제는 자산운용사들이 너도 나도 이 추세에 편승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복잡한 파생상품에 이르기까지 ESG 라벨만 붙여 끼워파는 행태가 팽배해졌다는 점이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이후 SEC는 해당 주제를 예의주시했고, 관련 규제 강화에 대한 신호를 계속해서 보내왔다.

일례로 SEC는 도이치은행의 자산운용 자회사인 도이치자산운용(DWS)의 고위 간부가 자사 ESG 포트폴리오가 허위·과장됐다는 발언 이후 진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25일에는 세계 1위 수탁은행 뉴욕멜론은행(BNY멜론)의 ESG 펀드상품 '끼워팔기'에 대해 벌금 150만달러(약 18억9584만원)를 부과하기도 했다.

SEC는 이날 성명에서 "펀드의 이름은 투자자의 투자결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마케팅 도구"라며 투자회사들의 사명(社名)을 관장하는 투자회사법 35조 d-1항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펀드 상품에 'ESG'가 들어간다면 ESG가 투자시 단순 고려사항으로써가 아닌 중점적인 투자전략 요소로써 ESG의 성장과 가치를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펀드를 운용하는 투자회사의 이름에 ESG가 들어간다면 적어도 전체 투자자산의 80%가 ESG 펀드로 구성돼야 한다.

SEC는 또 그렇다면 무엇이 ESG 펀드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산운용사들의 ESG 공시 기준을 표준화하겠다고 밝혔다. 소위 '임팩트 펀드' 상품들 가운데 투자를 통해 ESG 관련 목표를 달성하려는 경우 해당 목표를 정확하게 명시하고, 그 진척도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환경적인 요소와 관련이 있는 펀드라면 투자 포트폴리오에 있는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명시해야 한다. 이같은 정보들은 투자설명서, 연례보고서, 브로슈어 등의 형태로 제시돼야 한다.

게리 겐슬러 SEC위원장은 이번 규제안을 '우유팩 뒤 영양성분표'에 비유했다. 그는 "ESG 투자의 경우 현재 자산운용사들이 어떤 요소를 공개할지, 또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의견이 서로 분분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이해하거나 비교하기 어렵다"며 "결국 투자결정은 이같은 정보에 기반해 내려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의미가 전달되는 방식으로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기후/환경

+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북극 '오존 파괴의 비밀' 풀었다...얼음 속 '브롬 가스'가 단서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 강릉...저수율 16.7%로 상승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최악의 사태는 피해간 강릉에 또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일 오전 6시 기준 16.7%로 전일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