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보트라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아레나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롯데케미칼 친환경 전시회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커다란 검은색 보트였다. 광장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이 보트는 롯데케미칼의 사내벤처인 라이콘(LICORN) 에코마린팀에서 개발한 것으로, 길이 16m, 높이 4m에 달했다. 조선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다는 의미에서 배이름을 '가능성(Possibility)호'라고 지었다고 한다.
이 보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선체 외장이 100% 재활용 가능한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HDPE는 대표적인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주로 식품용기 혹은 병뚜껑에 많이 쓰이는 플라스틱 재질이다.
이 배를 제작한 롯데케미칼의 에코마린팀 홍문현 사업기획 디렉터는 "기존 선박은 폐선되면 처지 곤란한 폐기물이 돼버린다"며 "하지만 이 선박은 폐선할 때 엔진 등 기기들을 거둬내고 녹여서 다른 제품으로 만들거나 기름으로 만드는 등 쉽게 재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선박이어서 미세플라스틱 배출 우려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홍 디렉터는 "기존 FRP(강화플라스틱),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선박은 부식이나 따개비같은 해양생물이 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선체 전체를 도장하는데 여기서 미세플라스틱이 더 발생한다"면서 "가능성호는 소재 특성상 선체 도장이 필요없고 내마모성이 높아 미세플라스틱 발생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벼워서 35노트(65㎞/h)까지 운행 가능하다. 또 유연성과 내구성이 높아 암초나 갯바위같은 위험한 지형에서도 정박할 수 있어, 구조용 보트로도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점 때문에 가능성호는 지난 4월 부산국제보트쇼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폐플라스틱 수거부터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전시해놓은 '프로젝트 LOOP' 전시관에서는 물에 둥둥 뜨는 라벨지가 눈길을 끌었다. 2020년 12월 25일부터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제도가 시행되면서 현재 음료병에 붙어있는 라벨지는 대부분 절취선만 뜯으면 분리되는 수축라벨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수축라벨은 플라스틱 재활용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 페트병은 재활용 과정에서 이물질 제거를 위해 물로 세척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접착식 라벨은 물보다 비중이 낮아 물 위로 뜨면서 페트병과 쉽게 분리되지만 수축라벨은 물보다 비중이 높아 페트병과 함께 가라앉기 때문에 재활용에 방해가 된다.
롯데케미칼은 수축라벨의 이같은 단점을 보완한 '수축 다층 폴리올레핀 라벨'을 개발했다. 수축라벨이면서도 물 위로 뜨기 때문에 쉽게 분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모든 페트병 라벨에 이 기술이 적용된다면 더이상 분리배출시 라벨을 뜯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앨 수 있다.
감예지 롯데케미칼 책임연구원은 "플라스틱 자원순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수"라며 "순수하고 깨끗한 상태로 회수할수록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티로폼을 대체할 수 있는 재활용 가능한 '띵박스'도 유용해보였다.
롯데케미칼 사내벤처인 라이콘 에코박스팀이 개발한 이 '띵박스'(THING BOX)의 주 소재는 '발포 폴리프로필렌'(EPP)다. EPP는 식품용기에 주로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PP)에 별도의 첨가제없이 물리적인 기술로 개발된 소재다. 언뜻보면 스티로폼처럼 보이지만 강도가 높다. 실제로 기자가 띵박스를 힘껏 눌렀지만 스티로폼 포장재처럼 쉽게 부숴지지 않았다. 게다가 PP처럼 EPP도 100% 재활용 가능하다.
띵박스는 구독서비스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제공되고 사용후 반납하도록 하고 있다. 반납된 띵박스는 재사용되거나 원료로 재활용된다. 엄창용 에코박스팀 팀장은 "현재 판매와 구독서비스를 병행중이며 판매된 제품도 고객요청시 회수하고 있다"며 "앞으로 분사하게 되면 제품회수 요청시 페이백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제품 선순환 구조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이번 전시회를 둘러보며 "롯데케미칼의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시민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할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라며 "롯데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진정성 있는 ESG경영을 펼쳐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전시회는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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