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농지에 해마다 미세플라스틱 4.2만톤 유입...세계 최대 저장고"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3 16:02:20
  • -
  • +
  • 인쇄
英 웨일스 카디프대학교 연구결과
하수슬러지 비료 1g에 플라스틱 입자 24개

하수슬러지로 제조된 비료에서 고농도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면서, 이를 사용하는 유럽 전역의 농지가 세계 최대의 미세플라스틱 저장고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웨일스 카디프대학교의 제임스 로프티 박사과정연구원 주도 연구팀은 해마다 3만1000~4만2000톤의 미세플라스틱이 유럽 토양에 유입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세플라스틱은 주로 비료로 사용되는 하수슬러지를 통해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간다. 하수슬러지는 하수처리장으로 들어선 하수의 부유물질이 침전시설에서 응집제와 반응하거나, 미생물에 의해 내려앉아 농축된 찌꺼기를 말한다. 유럽연합(EU)는 하수슬러지를 지속가능하고 재생가능한 비료공급원으로 에너지 생산 및 농업에 활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문제는 하수슬러지가 미세플라스틱을 고농도로 함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하수슬러지 1g당 최대 24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들어있으며, 이는 전체 하수슬러지 무게의 약 1%를 차지한다. 게다가 채취된 샘플은 크기가 1mm 이상인 미세플라스틱 입자들이다. 따라서 1mm 미만의 입자까지 포함할 경우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추정치를 한참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미세플라스틱 범벅이 된 채 농경지에 뿌려진 하수슬러지는 결국 지표수로 유출되거나 지하수로 침투한다. 크기가 5mm 미만인 미세플라스틱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사람이나 동물이 그대로 섭취하기 쉽고, 오염물질과 독성화학물질, 병원균 등을 흡착할 수 있어 생태계 전반에 큰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유럽에서 가장 토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심한 국가는 영국이다. 영국은 매년 농경지 1평방미터당 500~100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유입된다. 그 뒤로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이 순위를 이었다.

이번 연구논문의 주요저자인 로프티 연구원은 "유럽 전반이 심각한 토양 문제를 안고 있다"며 "농경지에 하수슬러지를 비료로 쓰는 관행 때문에 유럽이 세계 최대의 미세플라스틱 저장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유럽 차원에서 하수슬러지의 미세플라스틱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제가 없다"며 "토양 오염수준을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하수슬러지와 농업용 토양의 미세플라스틱 농도에 대한 모니터링을 표준화하고, 관련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엘스비어(사이언스 다이렉트)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지난 6일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쿠 또 디자인 침해?...코웨이 "끝까지 간다" 강경대응 입장

최근 출시된 쿠쿠의 '미니100 초소형 정수기'가 코웨이의 대표제품 '아이콘 정수기'와 또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두 회사간의 디자인

그린패키지솔루션, LVMH GAIA와 친환경 용기 공동개발 계약

명품 브랜드 디올(Dior) 화장품이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게 됐다.그린패키지솔루션은 세계적인 럭셔리그룹 LVMH의 기술혁신 지주

[ESG;스코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한 시도교육청은 달랑 '1곳'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곳은 '대전광역시교육청'이 유일했다.24일 뉴스트리는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기후/환경

+

EU, 기업 해외이전 우려에 "철강·화학업종에 보조금 확대"

유럽연합(EU)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국가보조금을 확대한다.EU 집행위원회는 철강, 화학 등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국가보조금을

올해 수소 소비량 65% '껑충'...내년에도 2배 늘어날 전망

올해 수소 소비량이 지난해보다 65% 증가할 전망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4일 '제4차 모빌리티용 수소 수급 협의체'에서 올해 11월까지 수송용 수소 소

기후변화 크리스마스 풍경도 바꾼다...눈도 트리도 순록도 감소

기후변화로 갈수록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이 어려워질 전망이다.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매체 더위크에 따르면, 겨울철 평균기온 상승으로

크리스마스에 눈 대신 '폭우'...美 캘리포니아주 '물난리'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물폭탄을 맞았다. 20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24일 정점을 찍고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이어질 것이라

말라가는 美 콜로라도강…식수와 전력 공급까지 '위기'

미국 서부의 핵심 수자원인 콜로라도 강의 수위가 심각하네 낮아지면서 식수공급은 물론 수력발전까지 위협받고 있다.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

[날씨] 흐리고 추운 크리스마스...눈 내리는 지역은 어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지만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은 기온이 내려가면서 일부 지역에 눈이 내리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