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척박해지는 토양..."지표면 40%는 이미 황폐화"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8 14:19:53
  • -
  • +
  • 인쇄
UNCCD 제2차 '글로벌토지전망' 보고서 발간
황폐화로 경제·식량안보·불평등·보건 '빨간불'


수십년간 이어진 산림벌채, 채굴, 산업공해 등으로 전세계 토지의 40%가 황폐화됐고, 이로 인해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고통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이 27일(현지시간) 발간한 '제2차 글로벌토지전망(GLO2) 보고서'에 따르면, 인류는 얼음이 없는 지표면의 70%를 개간하면서 천연자원, 토양 비옥도, 수질, 생물다양성, 수목, 고유식생 등이 사라져 '황폐화'된 토지가 40%에 달했다. UNCCD는 지금과 같은 추세로 환경파괴가 지속될 경우 2050년에 이르면 추가적으로 전세계 토지의 11%가 황폐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남아메리카 토지면적에 버금가는 크기다.

토지 황폐화는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다. 2021년 세계 경제 총생산 93조달러(약 11경7856조원) 가운데 44조달러(약 5경5756조원)가량이 '자연자본'에 의존하고 있다. 자연자본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자원과 생태계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이익을 모두 뜻한다. 특히 자연자본에 가장 크게 의존하면서 아이러니하게 전체 벌목의 80%, 전세계 물사용량의 70%를 차지하는 농업부문은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흔히 황폐화된 땅이라면 건조한 사막, 불모지로 변한 열대우림, 난개발된 도시 등을 떠올리지만 자연식생을 완전히 걷어내고 고도로 농업화된 '초록지대' 역시 황폐화된 토양으로 분류된다. 단일 품종을 재배하면서 지력소모가 극대화되고, 주변 환경은 점점 더 척박해진다. 자원을 더 많이 투입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기후위기가 촉진되면서 더 많은 지역을 황폐화시키는 악순환을 낳는다.

뿐만 아니라 토양 황폐화는 불평등을 조장한다. 토양 황폐화 현상은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본질적인 원인은 선진국의 대량소비에서 비롯되고 있다. 특히 육류, 패스트패션 등으로 소비되는 자원과 폐기물이 늘어나면서 환경오염과 불평등이 극심해진 개발도상국의 경우 경제적 피해를 넘어 인명피해로도 이어진다.

생태학자이자 열대우림동맹(RA·Rainforest Alliance) 대표 나이젤 사이저 박사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기후위기로 동식물이 멸종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너무 많이 훼손됐다"며 "사람들이 잘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실은 감염병이 주로 야생동물 밀거래, 산림벌채 등 자연을 착취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야생동물로부터 퍼진 결과"라고 했다. 이어 "GLO2는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막대한 양의 토지 황폐화, 산림손실 및 생물다양성 손실을 강조하며 각국에 경종울 울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보고서는 화석연료와 농약·제초제 등 토양 황폐화를 촉진시키는 정부보조금이 해마다 7000억달러(약 890조원)씩 투입되고 있다며 이를 생태계 복원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은 토양 복구에 쓰이는 매 1달러마다 오히려 생산효율이 증대되면서 7~10달러가량의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온실가스 저감, 생물다양성 및 토양건강 향상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2021년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5배인 125조~140조달러(약 16경~18경원)에 달할 전망이다.

UNCCD는 황폐화된 토지 활성화를 통해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고, 전염병 위협을 줄이려는 취지로 결성된 국제기구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유엔생물다양성협약(UNCBD)과 더불어 유엔 3대 환경협약이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17년 제1차 글로벌토지전망(GLO1) 보고서가 발간된 이래 5년에 걸쳐 21개 조직과 협력해 작성됐다. GLO2는 현재까지 토지문제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으로 간주된다. 삼림벌채와 광범위하고 지속 불가능한 농업관행이 인간과 생태계의 건강, 식량안보, 생물다양성, 생계안정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GLO2는 오는 5월 코트디부아르에서 토지 및 생물다양성 문제에 대한 행동 촉구를 위해 개최되는 '제15차 유엔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COP 15)에 맞춰 발간됐다. 사이저 박사는 "팬데믹에서 벗어나면서 자연을 복원하고 토지를 보다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관리한다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 뿐 아니라 경제를 더욱 지속가능하게 부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전세계 18개 철강사 탈탄소 평가...포스코·현대제철 '최하위'

포스코·현대제철의 탈탄소 전환도가 전세계 주요 철강사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국제환경단체 스틸워치는 전세계

올해부터 5월 1일 쉰다…'노동절 공휴일법' 본회의 통과

올해부터 5월 1일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국회는 31일 오후 본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휴일에 관한 법률(공휴일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KT '박윤영號' 출범...취임하자 곧바로 대규모 조직개편

KT의 새로운 수장으로 박윤영 대표이사가 31일 취임하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단행됐다. 박윤영 대표이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

6개월 월급, 6개월 실업급여..."이마트 직원급여, 사회에 떠넘겨"

이마트가 상시업무에 6개월 단기 계약을 대거 채용하고 6개월을 쉬게 한 다음에 다시 고용하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이 쉬는

KGC인삼공사 회사명 'KGC'로 변경..."종합건강식품회사로 도약"

KGC인삼공사가 오는 4월 1일부터 'KGC'로 회사명을 변경한다고 31일 밝혔다.창립 127주년을 맞아 인삼과 홍삼을 넘어 글로벌 종합건강식품기업으로 도약하

네이버-두나무, 주식교환 3개월 연기…심사 지연에 규제 리스크까지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 관련 주주총회 및 거래 종결 일정이 3개월 뒤로 미뤄졌다.네이버는 기존 5

기후/환경

+

한-인도네시아, 청정에너지와 탄소포집·저장에 협력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에너지 안보와 청정에너지 전환, 탄소포집·저장(CCS)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상회

데이터센터 주변지역 '열섬 현상'...지표면이 2~9℃까지 상승

인공지능(AI) 기반의 데이터센터가 전력만 막대하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지역의 기온까지 끌어올리며 '열섬 현상'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영상]사막에 150mm 폭풍우...전쟁에 이상기후까지 덮친 중동지역

사막 지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일대에 최대 150mm 이상의 극한폭우가 쏟아지는 이례적인 기상현상이 나타났다. 연간 강수량을 훨씬

AI로 '초미세먼지' 관측 정확도 높였다...구름낀 지역도 측정가능

위성이 촬영한 이미지를 인공지능(AI)으로 초미세먼지(PM 2.5)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환경

[기후테크]"시멘트 1톤 만들면 탄소 1톤"…수소로 해법 찾았다

"시멘트를 만들면 똑같은 양의 탄소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걸 개선하는 기술이 개발된 적이 없어요."기후테크 스타트업 '트라이매스'는 시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북극..."녹는 속도 예상보다 빨라"

북극 얼음이 예상보다도 빠르게 줄면서 관측 이래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겨울철 최대치조차 과거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는 관측이다.27일(현지시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