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보틀 이외 제품도 수거·재활용 추진"
"생산에서 수거, 재활용까지 모두 책임지는 '자원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4월 이너보틀 사무실에서 만난 오세일 이너보틀 대표(45)가 강조했던 말이다. 당시 이너보틀은 화장품 등의 용기 안에 실리콘 재질의 내부 용기를 활용해 잔여물을 최소화하고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친환경 업체로 주목받을 때다.
하지만 오 대표는 정작 중요한 것은 제품 자체보다 수거해서 재활용까지 이르는 플랫폼, 즉 생태계를 만들어야 진정한 '순환경제'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이너보틀' 화장품 용기는 100% 재활용...수거까지 책임진다]
1년여가 지난 이달 30일, 오 대표는 국내 소재업계와 물류업계의 대표주자들과 함께 이런 생태계를 구성하기 위한 협업에 성공했다. LG화학, CJ대한통운과 함께 '자원순환플랫폼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들 3사가 구축하는 에코플랫폼은 '소재(LG화학)→제품(이너보틀)→수거(CJ대한통운)→리사이클(LG화학·이너보틀)'로 이어지는 구조다.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너보틀이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사용된 이너보틀의 용기를 CJ대한통운이 회수한 뒤, 다시 LG화학과 이너보틀이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이너보틀의 온라인 화장품 리필샵 '이리온'(Ireon) 웹사이트 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품 리필을 신청한 뒤 수거함에 담아 현관 앞에 사용한 제품을 놓아두기만 하면 된다. 이를 CJ대한통운 택배 기사가 수거하고, 새로 충전된 리필 제품을 배송한다. 이너보틀은 수거한 용기를 재사용하기 위한 세척 작업을 진행한다. 수거된 용기 중 더 이상 재사용하지 못하는 용기는 LG화학이 구매한 후 리사이클링을 통해 깨끗한 원료로 재활용한다.
기존 오프라인 리필샵은 소비자가 리필을 할 수 있는 거점으로 용기를 들고 찾아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이리온(Ireon)은 온라인으로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클릭 한번으로 제품 리필과 용기 수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오 대표와 이너보틀의 목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이제 막 첫 발을 뗐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오 대표는 이번에 시작하게 된 플랫폼에 '이너보틀 제품'만이 아닌 재활용 가능한 모든 제품을 끌어들이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전화통화에서 오 대표는 "예컨대 가정에서 버리려는 폐가전을 이너보틀 수거함에 같이 넣어두면 이를 물류업체가 수거해 와서 해당 제품 생산 기업으로 전달해 재활용하는 구조도 만들 수 있다"며 "관련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이런 식의 자원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납을 통해 포인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익이고, 기업들은 재활용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순환경제 구축으로 인한 환경에 부담을 덜 줄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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