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장기업들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의무화 강제한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3-22 12:10:34
  • -
  • +
  • 인쇄
美 SEC '기업 온실가스 공시 의무화' 승인
2024년부터 상장기업 직·간접 배출량 공시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사진=SEC)


이르면 2024년부터 미국 상장기업들은 매년 사업보고서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개선방안을 공시하는 것이 의무화된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시규정안을 표결을 통해 승인했다. 이 공시규정안은 기업의 온실가스 직접배출량을 나타내는 '스코프1'과 소유자산에서 비롯된 온실가스 간접배출량을 나타내는 '스코프2'를 명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 개선방안까지 담아야 한다.

이날 공개된 공시규정안은 스코프3까지 포함했다. 스코프3은 제품의 유통, 보관,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스코프2를 제외한 가치사슬 전반의 모든 간접적인 탄소배출을 말한다. 다만 이 경우 기업의 기후위기 리스크 관리에 있어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될 때 공개가 요구되며, 공시된 미래 전망이 예상을 벗어나도 법적인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

이밖에도 신규 공시규정안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기후위기 대응계획을 공개한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한 방식, 이행기간, 예상비용, 비용 산출방식 등을 공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SEC는 이같은 조치들을 통해 기업들에게 보다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기업들이 공개한 온실가스 배출량 자료들은 투자자들에게 투자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인 미국 공화당은 규제당국이 권한을 넘어서 과도하게 정보를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기업의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팻 투미(Pat Toomey) 상원의원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 삼아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선출되지 않은 금융규제기관이 당파적인 투표로 미국 국민의 에너지비용 부담을 늘려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해당 규제안을 환영했다. 하지만 '스코프3' 공시 규정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1892년 창립해 60만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중인 환경단체 시에라클럽(Sierra Club)의 벤 쿠싱(Ben Cushing) 운동가는 "사실상 '중대한 영향'에 대한 판단 기준이 기업들에 맡겨진다는 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SEC는 신규 공시규정안에 대해 외부의 의견을 수렴한뒤 올 하반기에 확정지을 계획이다. 올해말 이 규제안이 최종 승인되면 2년의 유예기간을 거친뒤 2024년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미국 상장기업들은 스코프1과 스코프2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해야 하고, 2025년부터 스코프3을 공개해야 한다.

SEC의 이같은 움직임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책 마련과 보조를 맞추면서 미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명받은 게리 겐슬러 SEC위원장은 이날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관련한) 리스크를 보다 효율적이면서 효과적으로 공개해 투자자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후변화에 따른 기업의 리스크 공시는 세계적인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에서도 이번 SEC의 결정과 마찬가지로 2022년 4월 이후 공시의무화가 시작될 예정이다. 또 오는 4월 3개로 재편되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의 최상위 시장인 '프라임'(Prime)에 상장된 기업 역시 이같은 공시를 해야 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SK케미칼 '2024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5대 과제 평가 담아"

SK케미칼이 1년간의 ESG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공시 기준으로 통용되는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우리은행 'G.우.주 프로젝트' 시행...경기도 보호아동 위해 6억 지원

우리은행이 'G.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보호아동을 위해 4년간 매년 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우리은행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

기후/환경

+

서울 첫 '폭염경보' 발령된 7일...전력수요도 첫 90GW 찍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령된 7일 오후 국내 전력수요가 한여름을 방불케하는 90기가와트(GW)에 달했다.7일 전력거래소의

[영상] 순식간에 9m 불어난 강…美텍사스 '대홍수' 참사

미국 텍사스주가 돌발홍수로 쑥대밭이 됐다. 폭우에 가뭄으로 말랐던 강 수위는 90분만에 9m까지 치솟았고, 인근 저지대에서 야영하던 사람들은 순식간

'日 대지진' 예언날짜 지났지만...여전히 불안한 주민들 '탈출러시'

'일본 대지진'이 일어날 것으로 예언된 7월 5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본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를 중심으로 지진이 이어지고 있어 지역주민들의 대피

폭염을 이기지 못한 아스팔트...아이스크림처럼 '흐물흐물'

폭염을 이기지 못하고 도로 아스팔트가 녹아내리는 일까지 벌어졌다.지난 4일 뉴스1에 따르면 울산 북구 농소초등학교 앞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도로

바닐라·유제품 생산량도 감소?...기후변화로 생산량 감소세

바닐라와 유제품 등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품과 향신료가 기후변화에 의해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샬럿 와테인

美 캘리포니아 반년만에 또 '대형산불'...폭염과 강풍에 불길 확산

올 1월 로스앤젤레스(LA) 대형산불로 몸살을 앓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또다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산림소방국(Cal Fire)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