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늘어난 산불, 자외선 방어막 '오존층'까지 파괴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3-18 17: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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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보고서 위성 데이터로 오존층 파괴 확인
과학자들 기후변화로 호주산불피해 가중 분석
▲지난 호주산불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덮은 산불 연기 (사진=연합뉴스)

2019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7개월동안 호주 남동부 삼림을 태운 산불 연기로 인해 오존층이 파괴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당시 산불이 지구 전체의 오존층을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그로 인해 인체에 미친 영향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존층은 성층권에서 많은 양의 오존이 있는 높이 25~30km 사이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오존층은 태양으로부터 방사되는 자외선을 흡수한다. 자외선은 살아 있는 세포를 손상하기 때문에 이를 흡수하는 오존층이 파괴되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오존층이 얇아지면 피부암과 백내장 환자가 늘어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오존층이 10% 줄면 지구 전체적으로 피부암 환자가 30만45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자외선은 동식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자외선에 노출된 양서류는 발육에 장애가 생기고 식물의 성장도 더뎌진다. 

사이언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호주 산불로 인해 축축한 연기 입자가 대기를 적시면서 화학반응이 일어나 오존층을 잠식했다. 이달 2일 케인 스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박사가 이끄는 공동연구단도 2019~2020년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오존층이 1% 손실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보고서의 공동저자이자 미국 올드도미니온대학(ODU) 대기화학자인 피터 버나스(Peter Bernath) 박사와 그 연구팀은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2020년 1∼12월 기간 남반구 중위도 지역 오존층의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이 지역 오존층은 2020년 4월부터 얇아지기 시작했고 원래 상태로 복원되기까지 무려 8개월이 걸렸다.

버나스 박사 팀은 또 이 기간에 오존을 파괴하는 염소화합물이 증가했음을 발견했다. 염소화합물에는 다이옥신, PCB, 프레온가스, 트리할론메탄, 트리클로로에틸렌 등이 있다. 이는 △암을 일으키거나 △태아의 장기 형성에 영향을 주어 기형을 유발하거나 △DNA에 변화를 주어 변이를 일으킨다. 버나스 박사는 "우리는 전례 없는 대기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며 "성층권으로부터 품어져 나오는 연기가 이런 변화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산불은 기후변화로 인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지난 여의도 면적 83배를 태워 역대급 피해를 낳은 동해안 산불 역시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이 산불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도 지구 전체적으로 기온이 오르고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산불이 잦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과학자들은 또 최근 주목을 받는 귀속 연구를 통해 기후 변화 때문에 2019~2020년 기간의 호주 산불 피해가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귀속 연구는 수학적 방법으로 기후 변화가 산불과 같은 극단적 기상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다.

한편 유엔환경계획(UNEP)도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극심한 산불 발생 빈도가 30% 높아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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