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도 27% 불과...중국·인도는 10% 증가
각국의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종합해 본 결과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설정된 목표치를 한참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CGEP)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설정한 인류생존의 마지노선 '1.5℃ 목표'에 비춰볼 때 인류는 2030년까지 현행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가량 감축해야 한다. 하지만 CGEP 조사 결과 예정된 감축량은 9%에 불과했다.
게다가 9%라는 수치는 각국이 임의로 설정한 목표치를 기반으로 한다. 정책이나 법령으로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현가능성이 낮고, 각종 기후대응 목표를 위한 조처를 시행하는데 필요한 강제력도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유엔(UN)에 NDC를 제출한 100여개 국가 가운데 65%만이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법제화해 실질적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는 국가는 14개국에 그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찍부터 '2050 탄소중립'을 공약했던 미국과 유럽 등도 2030년까지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는 27%에 불과했다. 중국과 인도는 2050년 이후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향후 10년간 이들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10%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절반 이상 감축하지 못한다면 2050년 급격하게 탄소중립을 달성한다 하더라도 환경적 영향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015년 세계 국가들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통해 2020~2030년을 '기후대응의 10년'으로 설정하고, 전세계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C 이내로 제한하는 목표를 세웠다. 당시의 목표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렸지만, 4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COP26의 결의가 흔들리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의 저자 제임스 글린(James Glynn) 박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과 에너지 공급에 대한 우려로 석탄화력발전소 퇴출이 늦어지고 있지만, 머지않아 유럽 차원에서 저탄소 에너지 체제로 넘어가기 위한 투자가 촉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2018년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42%를 차지한 중국과 인도가 불확실성을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자원연구소(WRI) 선임연구원 타린 프랜센(Taryn Fransen)은 "단기적인 행동이 장기적인 목표를 따라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에 따라 2030년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위기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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