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지구온난화→산불 악순환...'임계점' 넘으면 복원 불가
아마존 열대우림이 더는 복원 불가능한 임계점에 가까워지면서 황폐화 위기에 처해있고, 이는 전세계 기후와 생물다양성에 '거대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시터대학교,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뮌헨 공과대학교 합동 연구팀이 1991~2016년 사이 아마존 열대우림을 촬영한 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마존 열대우림의 약 75%가 복원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초반부터 지구상에서 가장 커다란 열대우림의 4분의 3 면적이 벌목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이다.
가장 큰 피해는 농경지, 도로, 도심지역, 가뭄이 심한 지역 부근에서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아마존 열대우림의 복원력 상실에 대한 주요 원인은 삼림파괴, 지구온난화 등 인간 활동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우기의 절정이었던 지난 1월 한달간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의 면적은 430km2로, 이는 서울시 면적(605.2km2)의 4분의 3에 달한다.
연구팀은 삼림파괴가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됨에 따라 아마존 열대우림이 복원 불가능한 '임계점'(tipping point)에 다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연에서의 '임계점'은 환경파괴로 인한 악순환이 점차 강화되면서 처음 환경파괴를 유발한 원인과 관계 없이 악순환이 독자적으로 더 큰 악순환을 낳는 상태를 말한다. 세계 각지에는 이처럼 특정 한계치를 넘어서면 기후변화가 돌이킬 수 없이 가속화하는 임계점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임계점들은 복잡하게 연계돼 있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대응 불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지구의 푸른 왕관'으로 불리는 북방수림에서는 지구온난화로 토양이 건조해지면서 산불이 잦아지고 있다. 이 산불로 북방수림을 떠받치는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메탄이 새어나온다.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은 또다시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면서 산불의 빈도와 강도를 높인다. 더군다나 증발한 토양의 수분이 북극의 마른 하늘을 습윤하게 만들면서 낙뢰 횟수가 잦아지고, 이는 또다시 산불에 일조하면서 악순환이 계속된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경우 숲의 습도를 유지하는 나무들을 벌목하면 강수량이 줄어들게 된다. 강수량이 줄어들면 산불이나 사막화로 인한 피해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더 많은 수의 나무가 말라죽는다. 이 때문에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줄어들면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더 높은 기온과 건조한 기후가 이어져 점점 아마존 열대우림의 생태계는 스스로 복원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면 아마존은 열대우림이 아닌 사바나 초원지대로 뒤바뀔 수 있다.
연구자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이 임계점을 돌파하는 시점을 명확하게 특정할 수는 없지만 징후들이 뚜렷하게 보이고 있고,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을 때면 늦은 것이라며 우려를 내비쳤다. 이번 연구논문의 공동저자 엑시터대학교 글로벌시스템연구소(GSI) 소장 팀 렌튼(Tim Lenton) 교수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기후시스템의 결정적인 부분이며 커다란 탄소저장고일 뿐 아니라 생물다양성의 용광로이자 원주민들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넘어 감정이 자극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아직 임계점을 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막을 수 있는 근거자료가 마련됐기 때문에 아직 희망은 있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논문은 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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