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자연상태로 복원?..."사실상 불가능"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3-03 15: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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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뿜는 핵연료 파편 완전 제거 불가능
폐로 냉각수 투입하면 오염수 그만큼 증가
▲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전경 (사진=그린피스)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폐로 작업을 2050년까지 마치겠다고 한 도쿄전력의 계획이 사실상 불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 GE 원자력 엔지니어 겸 컨설턴트인 사토시 사토는 3일 그린피스 주최로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후쿠시마 원전부지가 자연상태로 복원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운용사인 도쿄전력이 2050년까지 원전부지를 사고 이전의 자연상태로 복원시키겠다는 약속과 정면 배치되는 주장이다. 

도쿄전력은 원전 폐로 작업에 하루 약 140톤의 냉각수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사토시는 "투입되는 냉각수만큼 오염수가 늘어난다"면서 "오염수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이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내려면 30년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부지에 저장돼 있는 약 129만톤의 오염수를 2023년 봄부터 해양방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도쿄전력은 로봇팔로 한번에 1그램씩 핵연료 파편을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사토시는 "핵연료 잔해가 너무 많아서 로봇으로도 전부 회수하기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현재 후쿠시마 원자로 1~3호기에 제거해야 할 핵연료 파편은 약 9억9700만그램에 달한다. 핵연료 파편은 원전 근로자의 연간 방사선 피폭량 한계인 50mSv(밀리 시버트)의 약 40배에 달하는 방사선을 내뿜고 있다. 사토시는 "이 많은 파편을 2050년까지 제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사토시는 또 핵연료 파편이 남아있는 원자로 건물도 안전하지 않다고 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가 지난해 촬영한 후쿠시마 원전 1호기 영상을 보면, 기둥은 균열돼 있고 콘크리트는 곳곳이 갈라져 있다. 지진이 또다시 발생하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토시는 "건물이 무너질 경우 추가 폭발로 인한 대참사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사토시는 무엇보다 도쿄전력의 오염수 관리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원자로 내 응축실에 약 15000톤의 오염수가 있는데 도쿄전력은 이를 오염수 관리계획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토시는 이 오염수의 방사성 삼중수소 농도는 150TBq(테라 베크렐)로, 도쿄전력의 추정치보다 20배 높다고 밝혔다.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정화할 것으로 알려진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기능도 여전히 미지수다. 도쿄전력은 약 129만톤의 오염수를 ALPS로 두 차례 정화한 다음에 방류하겠다고 했지만, ALPS가 30년간 두 차례씩 정화할 수 있을지 검증되지 않았다.

현재 ALPS는 오염수를 정화한 후 고준위 방사성 슬러리를 부산물로 생성하는데, 이 슬러리 폐기물은 시간당 약 60그레이(물질이 흡수한 방사선의 에너지 기호)의 방사선을 내뿜고 있다. 그래서 이 슬러리 폐기물은 고건전성용기(HIC)에 보관해야 한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따르면, 사람이 15그레이 이상의 방사선에 피폭될 경우 중추 신경계증후군장애가 발생해 수일 내 사망할 수 있다. 

후쿠지마 원전은 지난 2011년 발생한 지진으로 1~4호기에서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금도 계속해서 방사능 물질이 공기중으로 누출되고 있다. 또 방사능에 오염된 빗물과 원자로 밑을 흐르는 지하수는 태평양으로 계속 흘러들어가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원전이 완전하게 폐로된 사례는 20곳에 불과하다. 미국 14곳과 독일 5곳, 일본 1곳으로, 이 가운데 자연복원된 경우는 10곳뿐이다. 폐로 사례 중 후쿠시마 원전처럼 비등형경수로(BWR) 원자로가 6개나 되는 곳이 자연복원된 적은 없다. 비등형경수로는 원자로 자체에서 물을 끓여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수석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는 "후쿠시마 원전에 남아있는 수백톤의 핵연료 파편은 지난 11년간 끊임없이 오염수와 핵폐기물을 생성하고 있다"면서 "고준위 핵폐기물 장기 저장 방법이 누락된 도쿄전력의 폐로 계획은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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