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질 흡착하는 '미세플라스틱' 독성 10배 커진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3-03 11:43:43
  • -
  • +
  • 인쇄
해양환경 노출된 미세플라스틱 '자석' 역할
오염 흡착한 미세플라스틱 인체에 치명적
(사진=텔아비브대학)


미세플라스틱이 유기 오염물질의 독성을 10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진은 해양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독성 유기물질을 흡수하고 농축해 독성을 10배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과 환경오염물질의 상호작용부터 오염물질 방출, 독성 증가까지 전체 과정을 조사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유기오염물질이 미세플라스틱에 흡착되면 독성이 10배 증가하고 오염에 노출된 인간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산화된 미세플라스틱 입자(풍화를 거친 미세플라스틱)의 흡착력이 산화되지 않은 입자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은 길이 5밀리미터(mm) 미만의 입자와 미세섬유에 함유된 플라스틱 소재의 총칭으로 우물, 토양, 식품, 물병, 심지어 북극의 빙하 등 지구 거의 모든 곳에서 발견된다. 화학물질인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최대 수천년 동안 매우 느리게 분해되며,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미세플라스틱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미세플라스틱 입자 표면에 환경오염물질이 달라붙어 환경과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 주요저자 이네스 주커 텔아비브대학 박사는 "인간에게 거의 무해한 환경오염물질도 미세플라스틱에 흡착하면 독성이 크게 증가했다"며 미세플라스틱은 환경오염물질에게 있어 일종의 '자석'이라고 비유했다. 주커 박사는 미세플라스틱에 흡착된 오염물질이 음식과 물의 섭취를 통해 인체에 들어올 경우 소화관을 통해 운반되다가 소화관세포 등 특정부위에 독소를 배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안드레이 에이탄 루빈 박사는 이번 연구가 오염물질이 환경에 배출되는 순간부터 인간에게 돌아오는 과정까지, 미세플라스틱의 완전한 '수명주기'를 제시한 최초의 연구라고 덧붙였다. 그는 "매년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은 어마어마하다"며 "여기서 분비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들은 인체로 들어가는 모든 오염물질에 일종의 플랫폼으로 작용해 인체에 엄청난 해를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주커 박사는 이러한 위험들은 수십 년간 유해산업폐기물로 환경을 오염시킨 결과이며, 이론이 아닌 실제 위협으로 닥친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인식은 크게 높아지고 있지만, 현장 예방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케모스피어(Chemosphere) 학술지에 발표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강수량 600㎜·풍속 220㎞ '괴물태풍'...'갈매기'에 베트남 쑥대밭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에서 최소 323명의 사망·실종자를 내고 베트남까지 휩쓸고 있다.7일(현지시간) AFP·AP·로이터 통신과 관영 베트남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 초원되나?…"21세기말 강수량 75% 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하라 사막 강수량이 2100년에는 2배에 달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UIC) 연구팀이 21세

"NDC 60%는 실현 가능...50~53%는 탄소중립과 불일치"

정부가 제시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운데 60% 감축안만이 2050년 탄소중립과 정합하며 실현 가능한 경로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중국 에너지 전환 속도내지만..탄소배출 정점 더 늦어져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이 당초 예상했던 2030년 이전보다 늦은 2030년대 초반에 찍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국제 에너지&

HSBC, 석유·가스 감축 '속도조절'…'2050 탄소중립' 그대로

HSBC가 석유·가스 등 고배출 산업에 대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완화하고,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장기 목표만 유지하기로 했다.6일(현지시간) HSBC는 공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