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A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일 없을 것" 못박아
글로벌 화학·플라스틱 제조사들이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플라스틱 사용금지'가 채택되지 않도록 전방위 로비를 벌이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엑손모빌케미칼, 셸케미칼, 다우 등 19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산업단체 미국화학협회(ACC)는 28일부터 3일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UN세계플라스틱조약'에서 지정될 예정인 플라스틱 오염의 범주를 축소시키기 위해 페루와 르완다가 제안한 유엔 협상안에 반대했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ACC는 해양플라스틱 쓰레기에만 초점을 맞춘 일본의 대안을 선호하고 있다. 화학제품 생산부터 폐기까지 플라스틱 공급망 전반에 걸친 오염문제 해결을 목표로 두고 건강보호 문제까지 포괄하는 결의안 초안과 비교하면 그 범주가 매우 축소된 것이다. 더욱이 결의안 초안은 이미 최소 58개국에서 공개 승인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오염의 해결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태울 때 배출되는 연기에 피해를 입는 자연을 보호하고 인간의 건강을 개선하는 열쇠로 보고 있다. 플라스틱은 주로 석유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을 늘리면 온실가스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ACC는 2021년 미국 제조업체에게 폐기물 및 재활용의 책임을 확대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을 제한하는 '플라스틱 금지법'과 관련해 미국정책입안자들에게 로비하는 데만 1660만달러를 썼다. 관계자들은 미국과 중국이 해양에 초점을 맞춘 제한적 유엔조약을 지지하는 국가들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UNEA에서 2년에 걸쳐 논의한 플라스틱협약이 반쪽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환경 속 플라스틱 쓰레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국가간 법적 구속력을 지닌 협정을 체결하고자 하는 UNEA 결의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잉거 안데르센 UNEA사무총장은 협약의 최종안이 페루-르완다협약보다 약하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협의가 잘 추진되고 있다"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뿐만 아니라 코카콜라, 펩시코, 유니레버, 네슬레와 같은 주요 플라스틱 고객사들도 UNEA 조약을 통해 폐기물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의 수명주기 전체를 관리하고 새로운 플라스틱의 생산과 사용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
UNEA는 유엔환경계획(UNEP)의 사업계획 및 예산, 주요 환경 쟁점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환경회담이다. 이번 UNEA의 주요 쟁점은 '플라스틱 오염문제'다. 참석한 회원국들은 폭넓은 협의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조약을 타결하고, 추후 세부적인 사항을 조정해 최종안을 확정할 수 있도록 정부간협상위원회(INC)를 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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