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개혁 통해 자연친화적 경제건설 강조
해마다 전세계적으로 1조8000억달러(약 2154조원) 규모의 국가보조금이 환경을 파괴하고 기후변화를 부추기는 사업에 지원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경친화적인 비즈니스 관행을 위한 국제 비영리단체 비즈니스포네이처(Business for Nature)와 더B팀(The B Team)은 17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합동보고서 '생존을 위한 재정지원: 보조금 개혁을 통한 자연친화적 경제건설'을 발간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축산업 세금감면 조처부터 중동지역의 지하수 난개발에 대한 재정지원까지 각국 정부예산이 환경파괴를 촉진시키는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 보고서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를 차지하는 1조8000억달러가 여기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환경을 해치는 보조금'(Environmentally Harmful Subsidies·EHS)을 '지속가능하지 못한 제조 및 소비 방식으로 자원고갈 및 생태계 파괴를 촉진하는 정부지원책'으로 정의했다. EHS로 분류돼 해마다 가장 큰 지원금을 받고 있는 업종은 화석연료(6200억달러), 농업(5200억달러), 물 인프라(3200억달러), 임산업(1550억달러) 등이다.
전세계 GDP의 절반 이상인 44조달러(약 5경2706조원)에 해당하는 사업이 자연과 환경에 크게 의존한다. 기후변화는 대부분의 기업들에 분산불가능한 '체계적 위험'으로 다가와 매년 3000억달러(약 359조원) 규모의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해마다 토지 황폐화로 전세계 GDP의 10%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하고 있고, 2050년에 이르면 해양오염으로 4280억달러(약 513조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10년 내 인류가 맞이할 가장 큰 리스크 10개 가운데 1위로 '기후변화 대응 실패'로 꼽은 바 있다. 또 '극심한 날씨', '생물다양성 손실'이 그 뒤를 이었다. WEF는 이같은 환경문제가 빈자와 약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강력한 충격을 주면서 사회적 불평등이 악화되고, 차례로 더 큰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보고서는 올 4월 중국 쿤밍에서 개최 예정인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 앞서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초안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초안대로라면 매년 5000억달러(약 600조원) 규모의 EHS 개편이 예정돼 있지만, 최신 연구결과를 반영해 최소 7000억달러(약 840조원) 규모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의 공동저자 더글라스 코플로우(Douglas Koplow)는 "보조금 개혁을 통해 공해기업들이 시장에서 더는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가격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더 깨끗한 대안을 제시하는 에너지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도록 공간을 확보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엘리자베스 므레마(Elizabeth Mrema) 생물다양성협약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는 매년 7000억달러의 보조금 방향을 재설정하거나 없앰으로써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 손실과 넷-제로 비용을 멈추고,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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