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및 탄소배출 감축 전략 실행해야"
16일(현지시간) APG는 국내기업 10곳을 '기후포커스그룹'(Climate Focus 10)으로 선정하고, 지난 7일부터 일주일에 걸쳐 '기후위기 대응 및 탄소배출 감축 전략의 혁신적인 실행에 대한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서한을 발송했다.
10곳은 삼성전자, 현대제철, SK, SK 하이닉스, LG화학, LG디스플레이, 롯데케미칼, 포스코케미칼,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이다. APG는 이들 기업에 약 3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APG는 서한을 통해 해당 기업들의 기존 탄소감축 전략을 평가하고, 기후변화 관련 과제에 대해 장기 투자자들과 충분히 소통해 투자자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기업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지속적이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APG는 강조했다.
일례로 APG는 삼성전자에 대해 "2020년 기준 애플의 매출액 대비 탄소배출량은 0.3%인데 반해, 삼성전자의 경우 8.7%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매출액 대비 탄소배출량이 삼성전자 대비 3배가량 높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유럽의 보다폰과 비교해 매출액 대비 탄소배출량이 2배 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향후 탄소배출 비용은 증가할 것이며, 탄소감축을 하지 못할 경우 회사의 기업가치가 줄어들 위험성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투자자로서 탄소감축을 신속히 요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PG는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에서 분리 설립된 자산운용사다. ABP는 지난해 10월 화석연료와 관련해 보유하고 있는 150억유로(약 20조원) 규모의 자산 전부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ABP는 이후 화석연료 직접 생산기업뿐 아니라 유틸리티 기업이나 자동차 제조사 등 화석연료 사용량이 많은 기업들에도 압박을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박유경 APG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 총괄이사는 이번 서한이 국내 기업의 탄소배출 감축을 "선언에서 실행으로 이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자 사이에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가 큰만큼, 이제는 국내 기업들도 탄소배출량을 실제로 감축해야 하고, 이행 계획을 주주와 소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유경 총괄은 "한국 경제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기업들의 저탄소 경영 전환은 기후위기 완화 목표를 달성하는 데 꼭 필요하다"면서 "APG는 이번 서한을 시작으로, 주주로서 책임투자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노력을 다 할 것이며, 우리가 투자하는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해를 끼치면서 영업활동을 하면 안된다는 메시지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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