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와 HO₂ 반응성 측정해 오존농도 파악가능
미국의 연구진이 한반도 대기의 오염물질을 분석해 한국이 자체 배출한 오염원인지 중국에서 불어온 오염원인지를 구별할 수 있는 '대기화학 측정모델'을 개발해 눈길을 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 연구팀은 대기에 떠다니는 활성산소 즉 하이드록실 라디칼(OH)과 하이드로퍼옥실 라디칼(HO₂)에 대한 반응성을 측정해 오존농도를 파악할 수 있는 이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오염원이 복잡한 한국의 대기를 측정하면, 오존오염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이드록실 라디칼은 과산화수소가 금속이온과 반응할 때 발생하는 활성산소로, 활성산소 중에서도 산화력이 가장 강해 독성이 매우 강하다. 생체 내 다양한 물질을 산화시켜 암이나 각종 성인병, 노화의 원인이 된다. 대기에 존재하는 하이드록실 라디칼은 대류권을 포함해 대기 전반에 걸쳐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대기의 반응은 공기를 정화하지만 도시의 오존 오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하이드로퍼옥실 라디칼은 하이드록실라디칼이 양성자화된 형태다.
오존은 자동차, 발전소 배기가스 등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식물, 용매 및 인간이 만든 화학물질에 의해 생성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햇빛이 있는 대기에 섞이면서 형성된다. 이때 원소들의 화학작용을 활발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 하이드록실 라디칼이다.
윌리엄 브루네 펜실베니아주립대 기상학 교수는 "이번에 시험된 광화학모델은 하이드록실 라디칼과 하이드로퍼옥실 라디칼 농도가 높은 환경에서 대기화학물질을 정확하게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이드록실 라디칼 반응성이 높다는 것은 대기중 하이드록실 라디칼과 반응하는 물질의 농도, 즉 오염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16년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한국 간 공동현장조사(KORUS-AQ)의 일환으로 한국 상공을 비행하면서 채취한 하이드록실라디칼, 하이드로퍼옥실라디칼 등 100여종의 대기 중 화학물질을 측정한 바 있다. 측정결과 연구팀은 NASA랭글리연구센터와 펜실베니아대학에서 운영하는 별도의 모델에서 생성된 값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한국에서 측정된 하이드록실 라디칼 반응도를 기존의 모든 측정치와 비교했을 때, 어떤 수치는 이번에 측정된 반응성의 절반이나 누락돼 있었다고 밝혔다. 누락된 수치는 주로 한반도에서 유래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한국 산업에서 배출되는 오염원과 중국에서 오는 오염원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루네 교수는 이런 반응성 화학이 지역 및 전세계 대기질 모델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측정모델들이 해로운 오존의 양을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결과가 문제를 이해하고 오존수치를 효율적으로 낮추는데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대기환경(Atmospheric Environment)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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