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국방전략으로 기후대응력 향상목표
미 육군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절반으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후전략'을 처음 공개했다. 기후위기가 곧 안보와 직결돼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된 이 전략은 친환경 국방전략이다.
8일(현지시간) 미 육군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린 행정명령에 부응해 이같은 전략을 발표했다. 행정명령은 대통령이 행정부에 대한 지시사항을 조문형태로 명령해 정책을 실현하는 수단이다. '기후전략'에 따라 미 육군은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50% 감축하고, 2050년 '넷제로'(Net-zero)에 도달할 계획이다.
지난해 미국의 국가전략 싱크탱크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미국의 18개 정보기관 정보를 취합해 평가·분석한 '국가정보판단서'(NIE)를 발행했다. NIE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지정학적 갈등이 확대되면서 미국의 국익에 직접적인 위해를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미군은 수년간 기후위기가 빚은 기상이변으로 군사기지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2018년 미국을 강타한 대형 허리케인 플로렌스는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위치한 미군기지 캠프 레준(Camp Lejeune)에 35억달러(약 4조1845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혔다. 미국 네브라스카주의 오펏 공군기지(Offutt Air Force Base)는 2019년 홍수로 5억달러(약 5977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이번 미 육군은 '기후전략'에 포함된 행동지침은 미군의 제반시설의 기후적응력을 높임으로써 미군의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회복력 있는 탄력적인 에너지 및 물 공급',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 없는 전력효율체계' 계획 등이 여기 속한다.
미 육군은 2024년까지 950개 재생에너지 사업과 25개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분산 에너지원을 수용해서 소규모 단위로 에너지의 공급과 수요를 관리하는 지역 전력망이다. 2035년까지 미 육군은 마이크로그리드를 전체 육군시설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2035년까지 전술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을 전동화시켜 온실가스 배출과 대기오염을 줄이기로 했다.
인프라 관리 외에도 미 육군은 적어도 2028년까지 육군 간부개발 및 직무훈련에 기후변화 주제를 포함할 예정이다.
크리스틴 워머스(Christine Wormuth) 미 육군장관은 성명을 통해 "기후변화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전략·지정학적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면서 "현재 우리 군은 극한의 기온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산불과 싸우고, 수해복구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기후변화는 먼 미래가 아닌 당장의 현실"이라며 "대응할 시간은 지금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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