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엇박자'...제일제당은 '넷제로' 대한통운은 '폐기물 투기'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12-23 16:58:21
  • -
  • +
  • 인쇄
CJ대한통운, 식품 폐기물 불법 처리 연루
며칠뒤 CJ제일제당 "2050 탄소중립" 선언
▲논산 한 공장에 쌓여있는 폐기물(위)과 CJ제일제당 탄소중립 로드맵 (사진=연합뉴스,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의 '2050 탄소중립' 선언이 계열사인 CJ대한통운의 폐기물 불법처리 사건으로 빛을 바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쪽에서는 넷제로를 선언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폐기물 불법처리를 해왔다는 것은 그룹내 핵심가치 부재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2일 '기후변화 대응보고서'를 발간하고 '2050년 탄소중립 및 제로웨이스트 실현'을 선언했다. 보고서에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2030년 중장기 목표와 전략 등의 로드맵도 담았다. CJ제일제당의 중장기 핵심 전략은 △사업장의 탈탄소 에너지 전환 △제품과 솔루션의 친환경적인 혁신 △공급망∙협력사 등 가치사슬 전반의 그린 파트너십 구축 등 세가지다. 3대 핵심 전략을 토대로 온실가스∙에너지∙물∙폐기물 등 각 영역별로 12가지 과제를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하면 CJ제일제당은 전 사업장의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25%까지 감축할 수 있다. 2030년까지 미주∙유럽 사업장부터 화석연료로 생산하던 전력을 재생∙바이오로 생산하는 전력으로 100% 바꾼다. 아시아 지역 사업장들은 2050년까지 전환한다.

CJ제일제당의 보고서에는 '매립 폐기물 제로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얼마전 공개된 CJ대한통운의 폐기물 불법 처리사건에서 CJ대한통운이 불법으로 처리한 식품 폐기물은 전부 CJ제일제당 제품이었다. 제로웨이스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생산뿐 아니라 폐기되는 과정까지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은 CJ대한통운의 책임으로만 떠넘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산의 한 공장 야적장에 방치된 식품 폐기물의 양은 무려 1800톤이 넘었다. 대부분 유통기한이 수년이나 지난 즉석요리 식품들과 장류였다. 이 제품들은 대부분 CJ제일제당에서 생산한 것으로, A 폐기물 처리업체가 CJ대한통운의 위탁을 받아 경기 용인 수원반품센터에서 옮겨온 폐기물들이었다.

A업체는 임가공업으로 사업자등록을 한뒤 공장을 빌려 쓰레기를 투기해왔다. 음식물이 썩으면서 벌레가 꼬이는 것은 물론 악취가 진동해 인근에서 사는 주민들이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고통받고 있다. 논산시는 지난해 10월부터 A 업체에게 4차례나 처리 명령을 했지만, 시정되지 않았다. 이에 논산시는 해당업체를 폐기물 불법 처리 혐의로 사법기관에 고발하고, 처리를 의뢰한 CJ대한통운에 대해서도 사업장폐기물 제출 위반 혐의로 특별사법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CJ대한통운은 폐기물 담당 직원이 회사를 속이고 저지른 행위라며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고 내달까지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A 업체 대표가 CJ대한통운 퇴직자라는 점, 회사가 속았다고는 해도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특히 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폐기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점은 ESG 경영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CJ제일제당이 선언한 '탄소중립 계획'의 순수성도 의심받고 있다. CJ대한통운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를 CJ제일제당의 '넷제로 선언'으로 희석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CJ측은 "모두 해당 기업의 이슈이자 의사결정"이라며 "계열사 이슈 희석때문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의 넷제로 선언이 순수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시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식품업계에서는 이르게 넷제로를 선언했고, 보고서를 봐도 많이 준비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하지만 소비자들은 제일제당과 대한통운이 아닌 CJ로 먼저 인식을 하기 때문에 부정적 이슈를 가리기 위한 넷제로 선언으로 보는 시각도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NOW] 남양유업 ESG, 재생에너지 전환률 '깜깜이'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유럽은 12만원인데...배출권 가격 2~3만원은 돼야"

현재 1톤당 1만6000원선에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가격이 2만원 이상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산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6년만에 흡수합병한다

빙그레가 13일 이사회를 열고 해태아이스크림과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오는 2월 12일 합병 승인 이사회를 개최하고 4월 1일 합병을 완료

SPC그룹,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지주사 '상미당홀딩스' 출범

SPC그룹이 13일 지주회사 '상미당홀딩스(SMDH)'를 출범시키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파리크라상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

[ESG;NOW] 배출량 증가한 오리온...5년내 30% 감축 가능?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리스크가 경영리스크 될라…기업들 '자발적 탄소시장' 구매확대

기후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7일(현지시간) 글로벌 환경전문매체 ESG뉴스에 따르면

기후/환경

+

[팩트체크①] 기후변화로 '사과·배추' 재배지 북상...사실일까?

기후변화로 농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작물의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농작물 가격인상이 오롯이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것인지

EU, 자연기반 탄소감축 인증기준 마련한다…습지복원·산림관리도 평가

유럽연합(EU)이 습지를 복원하거나 산림을 관리하는 등의 자연기반 탄소감축 활동을 평가하는 인증기준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는 자연공시 도입에

해양온난화 '위험수준'...지난해 바다 열에너지 흡수량 '최대'

지난해 바다가 흡수한 열에너지가 관측 사상 최대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지표는 기후위기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경고

[주말날씨] 외출시 '마스크 필수'...건조한 동해안 '불조심'

이번 주말에는 외출시 마스크를 꼭 챙겨야겠다. 황사에 미세먼지까지 더해져 대기질 상태가 나쁘기 때문이다.16일 기상청에 따르면 토요일인 17일 전국

한쪽은 '홍수' 다른 쪽은 '가뭄'...동시에 극과극 기후패턴 왜?

지구 한쪽에서 극한가뭄이 일어나고, 다른 한쪽에서 극한홍수가 발생하는 양극화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 지구 전체에 수자원이 고루 퍼지지 않고 특

[날씨] 기온 오르니 미세먼지 '극성'...황사까지 덮친다

기온이 오르면서 대기질이 나빠지고 있다. 미세먼지와 황사까지 유입되고 있어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15일 전국 대부분의 지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