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42.7%, 라벨 미제거 상태로 배출
소비자 10명 중 7명이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과정에서 '라벨 제거'를 가장 불편한 사항으로 꼽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6개월간 투명(무색)페트병 분리배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올 9월 29일~30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70.6%(706명)가 '라벨 제거가 가장 불편하다'고 응답했다고 23일 밝혔다.
조사대상 중 64.3%(643명)는 분리배출시 보조도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이들 중 54.1%(348명)는 보조도구로 '라벨 제거봉'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라벨 제거봉은 페트병과 비닐 라벨지 사이에 끼워서 당기면 비닐과 투명 페트병이 분리되는 도구다. 실제로 서울 강서구에서는 올해 투명 페트병 라벨 제거봉 3000개를 배부하기도 했다.
실제로 20대 성인남녀 30명과 함께 수축라벨 음료 페트병 20종을 대상으로 절취선이 라벨 분리에 도움이 되는지 평가했더니, 분리 용이성은 5점 척도 기준에서 '2.82점'으로 낮게 나왔다. 수축라벨은 비접(점)착식 라벨로, 고온의 열로 라벨(PET, PS 소재 등)을 수축해 페트병에 밀착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평가대상 음료 20종은 모두 절취선이 있어 '재활용 보통' 등급을 받았으나, 이 중 12종은 분리 용이성이 3점 미만으로 절취선이 라벨 분리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은 △재활용 최우수 △재활용 우수 △재활용 보통 △재활용 어려움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평가 기준’ 개정안을 마련하고 규제·법제 심사중이다.
라벨의 분리 용이성은 페트병의 모양과 굴곡, 절취선 타공의 크기, 타공 간격, 라벨 두께 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데, 20종의 음료에 대한 이번 평가 결과에서는 타공의 세로 길이(절취선 방향 길이)가 길수록 분리 용이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라벨 제거에 다음으로 불편을 느끼는 부분은 △페트병에 부착된 이물질·내용물 세척(64.7%) △분리배출 자체의 번거로움(36.5%) △분리배출 대상의 미인지(31.9%) △페트병 찌그러뜨리기의 불편함 (31.7%) 등으로 나타났다. '요일제 배출'(280명, 28.0%)과 '배출장소의 부재'(224명, 22.4%) 등도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의 방해요인으로 꼽혔다.
또 이번 조사에서 소비자들의 26.3%(263명)는 투명페트병 전용수거함에 부적합한 품목을 넣는 등 잘못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페트병에서 제거한 라벨'을 투명페트병 전용수거함이나 플라스틱 수거함 등에 잘못 배출하는 경우가 44.0%(440명)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투명 플라스틱 아이스컵'이나 '투명 페트팩'을 투명페트병 전용수거함 등에 잘못 배출하는 경우가 각각 32.1%(321명), 31.7%(317명)로 나타났다. 라벨은 '비닐 수거함'에, 투명플라스틱 아이스컵 또는 투명 페트팩은 '플라스틱 수거함'에 배출하는 것이 올바른 배출방법이다.
투명페트병 라벨이 전부 제거되지 않은 경우, 소비자의 42.7%는 미제거 상태 그대로 플라스틱 수거함에 배출한다. 베출 현장에서는 여전히 투명페트병의 라벨이 분리되지 않은 채 배출되거나, 일반 플라스틱과 함께 섞여 배출되는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거주지의 분리수거 공간에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정보가 안내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10명 중 4명이 '안내가 없다'고 응답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라벨이 쉽게 분리될 수 있도록 용기 구조 및 절취선을 개선하고 소비자 친화적 무라벨 제품 출시 확대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또 "절취선이 라벨 분리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재활용 용이성 등급 산정에 반영하는 '라벨 분리용이성 기준' 도입을 관계 부처와 협의했고 현재 관련 고시 개정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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