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탈탄소 성적표 '하위권'...亞 매출 1위 삼성전자 등급은 'D'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12-02 10:01:01
  • -
  • +
  • 인쇄
그린피스, 한·중·일 30개 ICT 기업 '탈탄소' 평가
B이상 '전무'...삼성디스플레이와 카카오 '낙제점'


한·중·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가운데 매출 1위를 달리는 삼성전자의 탈탄소 성적이 23위로 뚝 떨어졌다.

2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동아시아 30개 ICT 기업들의 기후위기 대응과 재생에너지 사용 노력을 총괄적으로 조사한 평가보고서 '탈탄소 경쟁, 어디까지 왔나?'에 따르면, 'B' 등급 이상을 받은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가장 높은 종합등급을 받은 소니도 'C+'에 그쳤다. 한국 기업 가운데 LG전자가 'C-'로 가장 높았다. 30개 기업 중 낙제점인 'F'를 받은 2곳은 모두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와 카카오였다.

이번 조사는 2019년 '포브스 선정 100대 디지털 기업'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한·중·일 국가별로 10개씩 총 30개 기업을 선정해 진행됐다. 평가 기준은 지난 9월 30일까지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기후위기 대응 약속 △기후위기 대응 실천 △정보공개의 투명성 △기후위기 대응 정책 옹호활동 등 4개 항목이다.

조사대상 30개 기업 가운데 LG전자와 파나소닉 등 18곳은 향후 30년 이내 탄소중립이나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또 LG전자와 소니 등 7개 기업은 2050년 이전 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협력업체를 포함한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기업은 소니와 도시바, 히타치 등 3곳뿐이었다. 이마저도 글로벌 RE100 기업들의 평균 목표연도인 2028년에 견줬을 때 너무 늦은 시기이다.

그린피스는 한·중·일 ICT 기업이 기후위기에 상당한 책임이 있음에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이제서야 겨우 첫발을 내딛은 상황"이라며 "RE100 캠페인에 가입한 261개 기업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율을 50% 넘긴 기업이 이미 절반이며, 100%를 달성한 기업도 53개인 것을 감안할 때 한·중·일 주요 ICT 기업의 실천 수준은 매우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동아시아 ICT 기업의 전력 사용량은 ICT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면서 급격히 증가했고, 덩달아 온실가스 배출도 늘어났다. 2020년 한국 ICT 산업 생산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3%에 해당하는 448조원이었다. 2019년 ICT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3700만톤으로, 대표적인 온실가스 산업으로 꼽히는 시멘트산업의 배출량보다 1.5배 많은 수준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2020년 기준 한국전력 산하 공기업 5개사를 제외하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어 국내 온실가스 배출 3위 기업이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 아시아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이번 기후 성적표에서 'D'를 받아 30개 기업 중 23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의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1년 약 530만톤에서 2020년 1253만톤으로, 지난 9년간 1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121조원에서 166조원으로 증가해, 매출액 대비 배출량도 1억원당 4.4톤에서 7.5톤으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탄소중립 목표와 재생에너지 100% 사용 목표를 수립하지 않고 있고,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활동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 동아시아 30대 ICT업체 친환경 성적표

기업명
국가
종합등급
약속
실천
투명성
애드보커시
소니
일본
C+
C
C
B+
A-
후지쯔
일본
C
C-
C
C+
A-
파나소닉
일본
C
C-
D+
C+
A-
LG전자
한국
C-
C-
C
B+
F
라쿠텐
일본
C-
C-
C+
C-
F
바이두
중국
C-
D
D+
C+
B+
화웨이
중국
C-
F
C
C+
A-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일본
C-
D-
C-
B
A-
히타치
일본
C-
D+
C
C+
A-
도시바
일본
C-
D+
D
C+
A-
소프트뱅크
일본
D+
D
D+
C-
A-
야후재팬
일본
D+
C-
D
C-
C+
SK하이닉스
한국
D+
D+
D
C+
D-
차이나모바일
중국
D+
D-
D+
C
B+
캐논
일본
D+
D
D
B+
D-
네이버
한국
D+
D+
F
C+
D-
텐센트
중국
D+
F
D-
C
A+
차이나유니콤
중국
D+
F
D+
C
B+
케이티
한국
D
D-
D
C+
F
차이나텔레콤
중국
D
D-
D-
C
B+
징동닷컴
중국
D
F
D
C
D-
SK텔레콤
한국
D
D
D-
C
F
삼성전자
한국
D
F
C
C
F
GDS
중국
D-
F
C-
F
B-
LG디스플레이
한국
D-
F
D
C+
F
알리바바
중국
D-
D-
D-
F
C+
LG유플러스
한국
D-
F
D
C
F
샤오미
중국
D-
F
D
D+
F
삼성디스플레이
한국
F
F
D
D
F
카카오
한국
F
F
D-
D+
F
*회색 행은 국내기업 평가결과 (자료=그린피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전체 주택용 전력소비량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의 전력을 사용하면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올해 신년사 다짐이 빈말이 되지 않도록 삼성전자가 인류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 대응에서 책임 있는 글로벌 선두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 1월 뇌물공여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 "선두기업으로서 몇십 배, 몇백 배 책임감을 갖자"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조사를 진행했던 그린피스는 ICT 기업들을 향해 시급한 기후위기 대응 및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강화를 위해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먼저 실제 사용전력과 별개로 환경가치만을 구매하는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대신 실제 사용전력 자체를 구매하는 '전력구매계약'(PPA)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 공급망까지 포함한 2030년 이전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100% 목표를 수립하고, 직접배출(Scope1)과 간접배출(Scope2)뿐 아니라 공급망을 포함한 외부배출(Scope3) 정보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의 세부목표를 이행하도록 주문했다.

한편 그린피스는 이날 보고서 발표에 맞춰 오전 10시 서울 용산 효창운동장에서 ICT 기업들의 저조한 탈탄소 성적을 비판하는 모의 경주대회 행사를 열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