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페트병으로 만든 원료물질로 플라스틱 생산
SK케미칼이 친환경 소재 코폴리에스터 '에코트리아(ECOTRIA) CR'을 화장품 용기로 공급한다.
SK케미칼은 세계 최초로 화학적 재활용(케미칼 리사이클) 기술을 적용한 '에코트리아 CR'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2일 밝혔다. 2019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최대 플라스틱 전시회 'K2019'에서 물리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한 '에코트리아 R'을 선보인 이후 2년 만에 일궈낸 성과다.
'에코트리아 CR'을 활용한 화장품 용기는 지난 8월부터 시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번에 양산 체제를 갖추면서 SK케미칼은 용기업체에 대량 공급이 가능해졌고, 이에 관련 용기도 본격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화학적 재활용 기술은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세계 어떤 기업도 화학적 재활용 기술 기반으로 플라스틱 양산 체계를 구축한 사례는 없다. 상업화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폐플라스틱 공급망이 확보돼야 하고 분해공정을 통해 원하는 화학물질을 분리∙정제할 수 있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방법에는 해중합과 열분해 등 두가지가 있는데 '에코트리아 CR'은 해중합 방식을 이용했다. 즉 해중합 방식은 성분별로 분해하는 것은 아니고,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잘게 쪼개 플라스틱의 중간단계 원료물질을 만드는 것이다. 이 원료물질로 플라스틱을 만들면 처음 만들어진 플라스틱과 유사한 물성을 지닌다. 다만 해중합이 가능한 폐플라스틱은 페트와 폴리우레탄 정도로 한정돼 있다.
열분해 방식은 폐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분해하는 기술이다. 이를 적용하면 플라스틱은 가스나 오일, 잔류물 등으로 분해된다. 이는 다시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거나 연료로 활용된다. 열분해 기술은 거의 모든 플라스틱을 대상으로 가능하다.
SK케미칼은 세계 각국의 플라스틱 규제가 강화될 것을 예측, 3년전부터 화학적 재활용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특히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관건이라는 판단하에 중국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업체 슈예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원료 공급망 확보에 힘썼다. 이를 통해 2만톤의 원료를 확보, 대량 양산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에코트리아 CR' 출시에 따라 SK케미칼은 △케미칼 리사이클 원료를 사용한 '에코트리아 CR' △재활용 페트 원료(PCR)를 사용한 '에코트리아 R' △소비자가 사용 후 PET로 재활용이 가능한 '클라로'(Claro) 등 친환경 패키징 라인업인 '지속가능 패키징 솔루션'(Sustainable Packaging Solution, 이하 SPS)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는 것은 모든 나라들에게 매우 시급한 과제다. 이런 이유로 로레알, 에스티로더, 샤넬 등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서는 플라스틱 재활용 및 친환경 포장재 사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로레알(L’Oréal)은 2025년까지 제품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재활용 또는 바이오 기반 원료를 사용한 포장재로 전환하고 2030년까지 100% 전환할 계획이다.
SK케미칼은 '에코트리아 CR'의 투명성과 외관, 내화학성 등의 뛰어난 물성과 친환경성을 앞세워 국내외 화장품 용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와 내년에는 1만톤 이상을 생산하고 국내외 주요 화장품 브랜드 오너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9월에는 중국(상하이), 유럽(모나코)에서 '에코트리아 CR'을 소개하는 프로모션 활동을 진행했다.
중국에서는 존슨앤존슨, 에스티로더, 로레알 등의 화장품 업체를 비롯해 포장재 및 원자재 기업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속가능 패키징 세미나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유럽 화장품 전시회 룩스팩 모나코 (LuxePack Monaco 2021)에서는 '지속가능 패키징 솔루션'을 소개하고 텍센(Texen)과 공동개발한 케미칼 리사이클 화장품 용기를 전시, 샤넬, 불가리 등의 화장품 업체의 주목을 받았다.
SK케미칼은 지속가능 패키징 솔루션(SPS) 소재 판매 비율을 2025년 50%, 2030년 10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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