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국가 사라지려나...국제법인세율 "최소 15% 이상"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2 10:44:25
  • -
  • +
  • 인쇄
美재무부, 최저치 15%제안...7월 합의예정
옐런 장관 "이보다 더 높이기 위해 지속 논의"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미국 재무부가 각국이 '국제 법인세 최저세율'을 15%로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당초 21% 제안에서 크게 후퇴한 수치지만 앞으로 계속 높이기 위한 최저치라는 점에서 세율은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세조정그룹 회의에서 "15%가 최저치임을 분명히 했고, 앞으로 이보다 세율을 더 높여가기 위해 적극적인 논의가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법인세 최저세율'은 OECD가 그간 조정해왔던 '디지털세'와 '다국적 기업 조세회피' 논의의 연장선이다. 디지털세는 수익처에 물리적 사업장을 두지 않아 해외 수익에 대한 세금을 낼 필요가 없었던 미국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반대로 국제 법인세 최저세율은 과세를 피해 세율이 낮은 국가로 소득을 옮기는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주요 20개국 협의체(G20)와 OECD 회원국 등 총 140여개국이 이 사안을 놓고 협의중이며, 오는 7월 합의할 예정이다. OECD에 따르면 각국은 원안의 기초설계와 도입취지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합의에 도달했다. 다만 현재 구체적인 세율 수치를 놓고 조정중이다.

국제 법인세 최저세율은 다국적기업의 해외수익에 대해서만 매겨진다. 즉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서 과세해야 한다는 논리다. 따라서 각국 정부가 국제 최저치를 동의한 다음에도 각국 과세당국은 기업의 국내 수익에 대한 법인세율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

일례로 한 기업이 특정 해외 국가에서 12%의 법인세를 내고 있고, 국제 법인세 최저세율이 15%라고 가정하면 본국의 과세당국은 국제 법인세 최저세율에 맞춰 해당 기업으로부터 3%를 거둬들일 수 있다. 해외 수익에 대한 세금을 국제 법인세 최저세율까지 끌어올려 징수할 수 있는 것이다.

조세회피가 해결되면 각국 정부는 안정적인 세금 체계를 확립할 수 있다. 국가는 국민들을 위한 필수 공공재에 투자를 늘리고 위기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또 특정 기업 소속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시민이 금융부담을 공평하게 나누게 된다. 기업들에게도 보다 공정한 경쟁의 장이 열린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올 4월 미국내 법인세율을 28%로 인상하기로 한 결정에 맞춰 국제 법인세 최저세율을 21%로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기존 OECD가 논의해온 최저세율 12.5%에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독일과 프랑스는 미국의 제안을 지지했지만 영국과 아일랜드는 의견을 달리했다. 특히 아일랜드법인세율은 12.5%로 유럽에서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다. 그래서 조세피난처로 많이 활용된다. 

이에 옐런 재무장관이 국제 법인세 최저세율 21%를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고 15%로 선회한 것은 7월까지 협상을 원활하게 마무리해 일단 제도를 안착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 법인세 최저세율은 과세표준 1000억원 초과 기준 17%, 최고 세율은 27.5%로 높은 편이다. 따라서 낮은 세제 혜택을 누리던 기업들이 더는 이득을 볼 구석이 없어 본국으로 돌아가는 외자유출은 우려할 필요가 없다.

또 산업구조상 다국적 IT기업이 아닌 제조업 위주의 한국은 타격이 덜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오히려 불필요한 정부의 세액 공제나 감면 혜택을 글로벌 최저세율을 핑계로 없앨 수 있어 증세를 통해 가계부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옐런 재무장관은 코로나19 구제책으로 각국 정부가 수조달러를 쏟아붇는 상황에서 "지난 30년 바닥으로 치달았던 법인세율 인하 경쟁을 멈춰야 한다"며 "국제 법인세 최저세율은 세계경제가 보다 공정한 기회의 장에서 번영하도록 보장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기후/환경

+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