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보틀 오세일 대표
화장품 용기는 플라스틱 재활용 이슈 중 가장 난제로 꼽힌다. 우선 외부에 여러 장식이나 도금이 돼 있는 경우가 많다. 더 큰 문제는 내부다. 잔여물을 쉽게 닦아낼 수 없다는 점이 화장품 용기 재활용을 어렵게 만든다.
28일 뉴스트리 창간 기념으로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에 열린 '2021 제1회 ESG 커넥트포럼'에 사례발표를 위해 참석한 오세일 이너보틀 대표는 화장품 용기 재활용이라는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 자체가 이너보틀의 사업모델이다.
오 대표는 "이너보틀은 사용자들이 내용물을 아낌없이 쓸 수 있도록 해서 버려지는 잔여물을 줄이자는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다"며 "그런데 사업을 하면서 버려지는 잔여물을 줄여 수질오염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외용기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분리수거를 잘하는 나라로 꼽히지만, 재활용은 또 다른 문제"라며 "화장품 용기의 경우 실질적으로 재활용이 되지 않고,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돼 지구 온난화를 야기하거나 마이크로플라스틱 문제를 일으킨다"고 덧붙였다.
이런 관점에서 접근한 사업모델이 지금의 이너보틀이다. 오 대표는 "내용물을 다쓰기 위해서는 용기 내벽에 붙는 내용물 양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내용기의 표면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풍선의 원리를 이용해 사용할수록 내용기가 점점 작아지는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둘째로 외용기가 사용해도 끝까지 깨끗하게 남아있어야 하기 때문에 내용기를 집어넣어 별도의 세척작업이 필요없는 솔루션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US컨슈머 리포트에 따르면 평균 일반 펌프용기의 경우 내용물 25%는 쓰지 못하고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너보틀을 적용할 경우 잔여물은 1% 내외로 거의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재활용률 차원에서도 이너보틀을 사용하면 외용기가 항상 깨끗하게 남아있어, 외용기를 어떻게 디자인 하느냐에 따라서 100% 재활용 및 재사용이 가능하다.
이너보틀은 여기서 한번 더 나아갔다. 오 대표는 "이제는 재활용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할텐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라며 "깨끗하게 용기를 버려도 바로 깨끗하게 재활용되지 않는 이상 쓰레기장에 갔다 오게 되는데, 이는 깨끗한 용기가 다른 쓰레기들과 섞여 작업자들이 일일이 골라내야 하고 이는 모두 사회적 비용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너보틀은 수거 플랫폼을 제시했다. 그는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한 후 용기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회수신청을 하면, 그 정보를 우리가 가지고 있다가 물류회사와 협업을 통해 그 집에 배송을 가는 김에 용기를 회수해 오는 방식"이라며 "그렇게 회수된 용기들이 모여 이너보틀로 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고의 품질로 재활용할 수 있게 가공해 최근 MOU를 맺은 LG화학에게 전달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LG화학은 보다 낮아진 비용으로 고품질의 PCR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외용기 안에 들어가는 이너보틀 자체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오 대표는 "이너보틀은 실리콘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 실리콘을 세척 안된 상태에서 태국에 있는 실리콘 재활용 회사와 함께 재활용 테스트를 해봤는데, 산업적인 단계에서 평균 이상의 실리콘 오일을 추출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구현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는 단순히 소비자가 전부 쓸 수 있는 편리한 용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용기를 쓴 소비자가 버리는 것이 아닌 반납해 환경보호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개발중인 앱은 회수신청을 하면 지금까지 회수한 플라스틱 용기 숫자와 그로 인해 절감된 이산화탄소 발생량, 그리고 그 이산화탄소를 절감시키기 위해 심어야 하는 나무의 숫자 등을 보여줘 자원순환에 기여하고 있다는 걸 체감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이너보틀은 궁극적으로 용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닌 친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보급해 그 용기가 사회 내에서 선순환을 하면서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로플라스틱 플랫폼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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