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전략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진정성보다 진지한 고민, 의사결정과 자원 배분의 전환, 오픈이노베이션"을 강조했다.
28일 뉴스트리 주최로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열린 '2021 제1회 ESG 커넥트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도 대표는 여러 기업들의 다양한 사례 분석과 함께 ESG 경영을 위해 기업들이 고민해야 할 것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우선 ESG가 빠르게 부각되는 것에 대해 다양한 환경·사회문제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된다는 점, 그리고 소비자와 직원 및 주주로서의 MZ세대의 성향 등을 이유로 들었다.
도 대표는 "한국에서 놓치는 것은 임직원으로서, 그리고 주주로서의 MZ세대에 대한 부분인데 중요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MZ세대는 임금이 높고 잘 나가는 회사라고 해도 자신이 선택할 가치와 맞지 않으면 회사를 떠날 수 있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으로서의 MZ세대에 대한 사례로 아마존을 들었다. 그는 "아마존이 탄소중립선언을 한 것은 제프 베조스의 의사결정이 아닌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압력 때문"이라며 "특히 비공식 노동조합인 MZ세대 중심의 청년노동조합의 발의가 도화선이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변화도 소개했다. 환경이나 사회가치에 역행하는 기업에 대해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 대표는 지난해 네덜란드 연기금 APG가 한국전력의 주식을 매각한 점, 글로벌 ESG 펀드인 블랙록에서 한전에 '왜 석탄발전에 투자를 하는지 해명해 달라'는 서한을 보낸 점 등을 사례로 들었다.
기업들에게 차별화된 ESG 경영을 위해서는 경쟁사와 같은 이슈를 다루면서 보다 더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대표는 네가지 커피박 사례비교를 통해 이를 설명했다.
우선 스타벅스코리아의 경우 커피 찌꺼기를 회수해 친환경 퇴비로 만들어 농가에 지원하고, 임직원 봉사까지 나서는 활동을 하고 있다. 본인들의 사업에서 발생하는 커피 찌꺼기를 회수해 재활용하고 이를 농가 지원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도 대표는 이에 대해 "충분히 좋은 시작점"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스타벅스는 같은 주제를 가지고 다르게 접근했다. 역시 커피 찌꺼기를 회수해 기술적으로 더 좋은 우유가 나올 수 있는 소 사료로 바꾸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를 스타벅스에 우유를 제공하는 농가에 제공해 더 나은 우유를 제공받는 형태다.
또 SK에너지의 경우 유리한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해 커피박 펠릿을 만드는 소셜벤처 포이엔에 전략적 투자 후 미얀마 동반진출 등에 협업하고 있는 사례, 그리고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인 쉘이 바이오민이라는 회사와 협업해 커피 찌꺼기에서 바이오디젤을 뽑아내 신규 사업으로 고민하고 있는 사례 등을 소개했다.
도 대표는 "ESG 경영은 단순히 진정성만 가지고 될 문제가 아니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과거 KFC가 유방암 환자 지원을 위해 핑크버킷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튀김옷에 유방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역효과가 생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즉 진정성을 가지고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회사의 사업과 연결고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의도와 달리 좋지 않은 결과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도 대표는 "ESG 경영을 위해서는 자원 배분과 의사결정의 변화가 돼야 한다"며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연구개발(R&D) 자금의 배치 등을 바꿔야 하고, 그런 것 없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시대착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부와의 협업, 즉 오픈 이노베이션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권고했다. 그는 "그동안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들 내부에 사회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를 기업의 경쟁력으로 바꾸는 메커니즘을 탑재한 부서나 개인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반면 소셜벤처 등과 같은 기업들은 이미 정체성으로 탑재하고 있고, 치열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곳들과의 협업을 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