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AI, 데이터 등 미래기술 향연
3차원(3D) 가상세계로 들어가 레이싱을 하고, 적들과 싸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 보여주는 미래다. 영화 속 암울한 미래 사회에서 사람들의 유일한 낙인 가상현실 '오아시스'는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역량을 집중해 개발하고 있는 '메타버스'의 앞날을 보여줬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21일~2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ICT 전시회 '월드IT쇼(WIS) 2021'에서도 최고 스타는 '메타버스'였다. SK텔레콤이 전시한 '5G 메타버스 시네마'에는 코로나19 상황이 무색하게 체험을 원하는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체험까지 오랜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좌석에 앉아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자 코엑스 전시관은 사라지고 주변이 해저로 바뀌었다. 산호나 해파리, 물고기 등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실감났다. 줄거리는 체험자가 물고기가 돼 어항에서 바다로 도망치는 내용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3D 가상세계와 흔들리는 좌석 등으로 실제 상황처럼 느껴졌다. 1시간 넘게 대기한 것이 아깝지 않았다.
이번 전시회의 핵심은 코로나19로 확 당겨진 '언택트' 또는 '온택트 사회'를 위한 IT 기술들이다. 메타버스 역시 궁극적으로는 가상 세계에서 사회·경제 활동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온택트'의 총아라고 할 수 있다.
온택트 라이프를 실현하는 기술들은 전시관 입장부터 느낄 수 있었다. QR코드를 활용한 비대면 출입자 정보 등록, 마스크 착용 확인 및 체온 측정 키오스크, 통과형 클린 소독기 등 방역관리를 돕는 설비가 완비돼 있다. 그런데 KT의 전시관에 입장하려 하니 다시 한번 스마트폰을 이용해 방문 등록을 해야 했다. 이는 KT가 생활밀착형 방역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방역 존'으로 꾸몄기 때문이다. 문자나 전화로 간편하게 방문 등록을 끝내는 서비스다.
KT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클라우드의 영어 앞글자를 딴 'ABC 기술'을 기반으로 바뀌는 일상을 선보이는데 주력했다. AI호텔, AI건강정보 측정 솔루션, 스마트 건물관리 서비스, 재난안전 통신망 등 해당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전시했다.
AI, 로봇, 메타버스 등 미래 사회를 위한 많은 기술들이 잘 활용되기 위한 핵심은 '데이터'다. 필요한 데이터를 많이 수집하고, 이를 빠르게 분석하고 처리, 그리고 활용을 잘 하는 능력이 기업의 힘이 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 역시 데이터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인 것이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사피온 개발에 성공해 현재 상용화도 가능하지만 더 고도화할 때까지 상용화를 늦추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사피온의 우수성을 보여주기 위해 엔비디아의 GPU와 데이터 처리 속도를 비교하는 화면을 보여줬다. 비교 결과 사피온이 더 빠르게 처리하면서도 전력 소모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소상공인의 상권분석을 돕는 툴, 마케팅 관리 솔루션 '마케팅코치' 등 비즈니스 도우미 솔루션과 인프라 자동화 플랫폼 '플라잉큐브' 등 B2B 솔루션을 선보였다. 주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해 주고 이를 사업에 활용하는 서비스들이다.
정부나 중소기업들도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내놓은 '환경빅데이터플랫폼'은 여러 환경 데이터 센터를 연동해 사용자의 수요에 따라 유의미한 데이터로 가공해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환경빅데이터플랫폼의 '산책하기 좋은 날' 기능은 기상, 환경측정, 미세먼지, 인구 등 각종 데이터를 관리하는 관계부처들의 데이터센터를 연동해 당일 날씨와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공원과 음식점을 추천한다.
워드바이스는 이미 출시돼 있던 영문 교정 서비스 '에세이리뷰'에서 축적한 빅데이터를 토대로 AI 서비스를 론칭했다. 에세이리뷰는 대학 교수 포함 오랜 경력을 갖춘 각 분야의 원어민 에디터들과 함께 4만3000개의 영문 문건을 교정했다. 이번에 출시한 AI 서비스는 기존 데이터베이스에서 약 2억개 단어를 학습했다. AI 서비스는 논문 양식, 문맥 등을 고려해 적절한 어휘까지 선택하며, 기존 서비스 대비 약 80% 수준의 성능을 보인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