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배출된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여야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를 실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포집, 활용, 저장(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CCUS)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참여 기업 684개사를 대상으로 '2050 탄소중립에 대한 대응실태와 과제'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주요 R&D 과제 중 하나로 CCUS 기술을 뽑았다.
CCUS 기술은 당장 화석연료 비율을 낮추기 어려운 발전시설이나 중공업 분야가 기후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완전히 친환경으로 돌아서기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또 배출을 멈추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이미 배출된 공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춰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CCUS 기술 없이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망한 바 있다.
영국 런던과학박물관은 오는 5월 19일부터 CCUS 분야 제품들을 전시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클라임웍스'(Climeworks)는 아이슬란드에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포집 공장을 건설중이며, 완공되면 연평균 4000톤을 포집할 예정이다. 또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에서 개발한 '라크너 인공나무'가 소개될 예정이다. 라크너 인공나무는 살아있는 식물과 비슷하게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산소를 내뱉는다. 이외에도 포집된 탄소로 만든 치약, 필기구, 술병 등이 전시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중부발전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를 갖췄다. 한국중부발전은 순도 99.95% 이상의 이산화탄소 3.5만톤을 포집해 파프리카 농장 등 온실작물을 재배하는 데 쓰거나 드라이아이스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VMR)에 따르면 CCUS 시장규모는 2019년 33억6천만 달러에 달했고, 연평균성장률 8%를 유지하며 2027년에는 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지난 7일 'K-CCUS 추진단'을 발족했다. 추진단에는 SK이노베이션, 두산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주요 기업 50개를 비롯 석유공사, 한국전력, 가스공사 등 10개 에너지 공기업, 그외 연구 기관과 대학까지 총 80여 개 기관이 참여했다.
산업부는 2025년까지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별로 상용이 가능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확보하고, 내년 6월 생산 종료 예정인 동해가스전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1200만톤을 저장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2023년까지 국내 대륙붕 탐사·시추를 통해 경제성 및 안전성을 갖춘 1억 톤급 저장소를 확보할 방침이다. CCUS 실증 및 사업화 지원센터를 구축해 스타트업과 혁신 기업을 육성하고 ‘CCUS 산업 육성 및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도 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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